애플 아이폰5은 국내 롱텀에볼루션(LTE)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지만, 이전 아이폰과 달리 롱텀에볼루션(LTE)주파수를 지원하는 만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LTE 통신망이라도 이동통신사마다 이용하는 주파수가 달라 통신 품질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약정이 끝나가는 아이폰4 이용자들이 어느 이동통신사를 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애플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될 아이폰5는 LTE 주파수 850MHz와 1.8GHz, 2.1GHz를 지원하는 모델이다. SK텔레콤과 KT는 이 중에서 각각 850MHz, 1.8GHz를 이용하고 있다. 아이폰5의 1차(21일)ㆍ2차(28일) 출시 대상에는 두 통신사가 포함돼 있지 않지만, 전파인증을 거치는 대로 10월 중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파인증은 해외의 디지털 기기를 국내에 출시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일각에서는 LTE 주파수 때문에 양사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K텔레콤이 LTE 전국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850MHz 주파수를 이용하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1.8GHz 주파수를 보완용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아이폰5라면 1.8GHz만 쓰는 KT에 비해 SK텔레콤의 서비스 품질이 더 나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LTE 통신 품질이 뛰어난 '슈퍼 아이폰'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슈퍼 아이폰'이 되려면 아이폰5 기기 자체가 두 가지 주파수를 상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제작돼 있어야 하는데, 애플에선 아직 이 부분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SK텔레콤 측은 "출시 직전에나 '슈퍼 아이폰' 탄생이 가능할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슈퍼 아이폰을 내놓을 경우 KT는 LTE 통신 품질 면에서 뒤쳐질 수 있지만, KT도 내세울 무기가 있다. 두 가지 무선랜(와이파이) 주파수를 묶어서 더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와이파이 묶음 기술이다. 속도가 2배 빨라지기 때문에 전국에 설치해 둔 와이파이 인프라가 가장 많은 KT로서는 상당한 강점이다. 다만 이 기술 역시 아이폰5 하드웨어가 뒷받침해 줄 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과 KT 간의 품질 경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어드밴스드 스캔(Advanced Scan)', 'LTE 워프(WARP)'라는 기술을 통해 통신 품질을 보완하고 있다. 두 기술 모두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해 빠른 속도와 통화 품질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이와함께 통신업계에서는 약정이 끝나가는 아이폰4 이용자들이 어느 통신사를 택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폰4는 지난 2010년 9월 KT를 통해 국내에 출시됐으며, SK텔레콤은 2011년 3월에야 아이폰4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달부터 약정이 끝날 KT의 아이폰4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게 SK텔레콤의 계획이다.
LTE 서비스를 반 년 늦게 시작한 KT는 아이폰5 마케팅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T 측은 쓰고 남은 LTE 데이터가 이월되는 LTE-G 요금제, KT 가입자 간 무료통화 혜택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아이폰5를 출시하지 못해 LTE 경쟁에서 다소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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