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후보들 공단 한번 안찾아오고… 中企정책 말할 자격있나

"월급이나 제때 받을지" 싸늘한 체감경기에 선거 분위기 실종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7일 경기 시화공단의 거리 모습. 이곳에서 근무하는 중소기업 CEO와 직원들은 “공단에 한번 와본 적도 없는 대통령 후보들은 중소기업 정책을 얘기할 자격도 없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도대체 대통령 후보들이 중소기업에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기침체로 공단의 체감경기가 얼마나 싸늘한지 현장에 와서 한번 본 적도 없지 않습니까.” “솔직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달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그게 걱정입니다.” 날은 좀 풀렸다지만 차가운 바람이 여전한 지난 7일 경기 시화공단. 이곳 분위기는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들뜨기는커녕 싸늘하기만 했다. 오전 내내 공단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었다. 선거벽보도 눈에 띄지 않았다. 조만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점심 때가 다 돼서야 공단을 지나는 지하철 4호선 공단역 광장 한쪽에서 각 정당의 선거운동원들이 모여 유세를 시작했다. 하지만 점심을 먹으러 나온 중소기업 직원들은 대부분 그냥 지나칠 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한 중소기업 직원은 “대통령을 뽑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연말 보너스는커녕 월급이나 제때 지급받을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곳 A블록에 있는 PCB 제조업체 A사 김 사장은 “공단에 한번 오지도 않은 사람들이 만든 공약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냐”며 “누가 대통령이 된들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기반을 떠받치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이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표정은 이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말 그대로 무심 그 자체인 것 같았다. 안산 반월공단 내 전자제품 생산업체 B사 이 사장도 “중기 정책을 세우려면 최소한 한번쯤은 공단에 직접 찾아와 현장의 얘기를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에 나온 대통령 후보들은 중기 정책에 대해 말할 자격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시화공단에 위치한 절삭공구업체 C사 박 사장은 “아직까지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했지만 결국 어떤 후보가 된들 중소기업 경영환경에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 정권은 구호만 있고 정책이 없었다”며 “이번에는 제발 중소기업 생리를 잘 아는 후보가 대통령이 돼 현실에 맞는 효율적인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인천 남동공단의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 E사의 최 사장은 “정부가 그동안 중소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중기 정책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선거에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단 분위기가 이처럼 싸늘한 데는 선거벽보조차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철저히 소외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유동인구가 너무 적어 최소한의 선거벽도만 붙였다”고 설명했다. 인천 남동공단의 기계부품 제조업체 D사 박 사장은 “대통령 선거보다 내 코가 석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에 시중은행이 대출을 중단해 이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서울디지털단지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F사 강 사장 역시 “최근 은행들이 자신들이 입맛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을 중단한 것은 정말 큰 문제”라며 “정부가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중소기업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기 정책이 달라져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남동공단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G사 강 사장은 “현 정부가 추진한 대ㆍ중기 상생정책은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다만 대기업의 실적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정책을 제시하는 대통령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