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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웅변대회로 전락한 본회의


지난 13일 오후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곧이어 18대 국회 최초로 여당이 빠진 야당 단독 본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법안 의결 대신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원혜영 공동대표는 "여당이라고 하면 야당을 설득해 회의를 열려고 할 텐데 본회의조차 포기하는 것은 여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정부ㆍ여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19일 같은 장소인 국회 본의장에서는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민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겠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중대한 현안이 있는데 계속 정치일정만 잡고 여기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응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국정을 논하는 동반자로서 여야를 말할 수 있겠는가. 참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통합당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한 번은 민주통합당이, 다른 한 번은 한나라당이 본회의 소집을 시도하면서 상대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려는 법안이 디도스 특검법과 미디어렙법으로 동일했다.



여야가 모두 입을 모아 강조한 것처럼 이렇게 중요한 두 법안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의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본회의를 두 번이나 여는 수고를 하면서도 두 법안을 처리하기는커녕 상대당을 비난하는 용도로만 이용했다.

우리 정치의 '비생산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두 번의 본회의였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9대부터 '기득권 내려놓기'차원에서 국회의원이 직무 수행을 하지 않을 경우 세비를 지급받지 않기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비대위는 여기에 이런 본회의를 직무로 보아야 할지는 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

18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의원의 기본 역할보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방법까지 도입해야만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유권자들이 똑똑히 지켜봐야 할 본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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