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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민들 불편 전혀 생각 안 해…형편없는 후진국 수준"

■ 한전 찾아 40여분간 안일한 자세 질타<br>"이런 정신으로 공기업 하니 국민들 불신"<br>"지경부도 책임 있어" 대대적 문책 가능성<br>"이게 회의실이냐" 두 차례 장소 옮기기도

"회의실 옮기세요. 여긴 회의실이 아닙니다. 브리핑 받으려고 온 것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를 전격 방문해 5층에 마련된 회의실로 들어서자마자 처음 꺼낸 얘기다.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한전이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안일한 자세를 보이는 게 못마땅하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한전이 마련했던 공간은 일반 회의실이 아니라 둥근 테이블이 놓인 브리핑 공간이었다. 이 대통령의 질타에 놀란 한전은 급하게 회의장을 아래층으로 옮겼으나 이 대통령은 또다시 회의실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결국 별관 11층 회의실로 옮긴 뒤에야 비로소 정전대란에 대한 한전의 보고와 향후 대책 보고가 진행됐다. 한전의 보고가 시작되자 회의실에는 다시 냉기류가 흘렀고 40여분간 진행된 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안일한 자세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당신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전력수요가 크게 올라갈 일이 없으니 끊어버려도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며 "한전 같은 공기업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에 대한 투철한 봉사정신이 부족해 이번 사태가 생겼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반 제조회사는 고객들이 어떻게 할 건가,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해 다자인과 성능ㆍAS체계를 고민하며 경쟁한다"면서 "그러나 공기업들은 대우 받을 건 다 받고 수요자, 즉 국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안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나도 이런 대목 때문에 분통이 터지는데 실제 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속이 상하고 얼마나 불쾌하겠느냐"며 "이런 정신으로 공기업을 하니까 국민들이 불신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발전량이 예상 외로 많이 들어 전기소모를 줄여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협조해) 5%, 10% 줄이는 건 일도 아닐 것"이라며 "국민은 그런 자세로 준비돼 있는데 여러분의 수준은 형편없다. 후진국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가시 돋친 질타와 질문이 이어지면서 김우겸 한전 부사장은 쩔쩔매며 진땀을 흘렸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실제 이 대통령이 "전력차단을 하는데 한전에서 국민에게 홍보할 책임이 없는가. 규정상 그런 것은 없는가"라고 질문했고 김 부사장이 "규정상 그런 것은 없다"고 대답하자 이 대통령은 곧바로 "(한전 담당자가) 자기 마음대로 자르고 해도 되는 거냐"고 흥분하며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보고 이후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신상필법 원칙에 따라 책임자 문책이 있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번 사태가 지경부에 책임이 있고 거래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한전도 발전하는 쪽에서 안일하게 대처한 것으로 본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여러분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아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발전소도 거래소도, 한전도 사과해야 한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안 일어날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분들이 깊이 생각해야 하고 고객인 수요자, 즉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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