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내립니다.’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분양가를 인하하는 아파트 단지가 발생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월드건설은 지난해 12월 초 분양한 김포 고촌 월드메르디앙 158㎡형 아파트의 분양가를 3,100만원 인하해 분양하고 있다. 기존 분양가격은 6억3,000만원이지만 5억9,900만원으로 내려 분양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무이자 대출 등 계약조건 변경 등의 사례는 많았지만 분양가격의 직접적인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촌 월드메르디앙은 전체 560가구 규모로 158㎡형은 150가구에 달한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중 40%가 무이자로 진행된다. 이처럼 월드건설이 분양가격을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후 1년 정도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분양 물량이 쌓여 이를 적극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분양가격을 6억원 미만으로 줄여 금융권 대출을 가능케 해 잠재 고객들을 계약으로 성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분양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인근에서 상한제 적용 물량이 연내에 나올 것으로 보여 부득이 하게 분양가격을 낮추게 됐다”며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데다 금융권 대출도 자유로워 미분양 물량의 완전 소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김포 고촌의 월드메르디앙 외에도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해 암암리에 분양가 인하를 단행한 곳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식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발표하지 않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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