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고대 마야인들은 '지구 최후의 날'을 예견한 적이 없지만 일부의 맹신과 종말론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상술이 결합한데다 '혹시나' 하는 호기심과 심적 동요까지 겹치면서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졌다.
프랑스에서는 피레네산맥의 바위산인 부가라치산이 최후의 날 세계에서 유일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종말론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이에 주민 200명에 불과한 주변 마을의 평화가 깨질 것으로 우려되자 경찰관들이 나서 외지인 유입을 통제했다. 산 정상이 피라미드 모양인 세르비아의 르타뉴산에도 지구종말 때 인간을 지켜준다고 믿는 종말론자들이 운집했다.
마야 문명의 근거지인 멕시코는 21일을 최후의 날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날로 포장하며 아예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부 유카탄주 정부는 주도인 메리다 등지에서 2012 마야 문화축제를 열었다. 마야 문명이 번성했던 과테말라에서도 정부가 직접 나서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의식과 기자회견ㆍ음식축제 등을 준비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의 석기시대 원형유적인 스톤헨지는 20일 지구종말 파티를 즐기러 온 수백명의 관광객으로 들썩였으며 미국에서는 최후의 날을 조롱하는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허난성에서 발생한 종말론자의 칼부림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후 종말론자들에게 철퇴를 내리고 있다. 당국은 종말론 유포의 핵심 세력으로 신흥 종교집단 전능신교단을 지목해 이번주 들어 신도 1,000여명을 체포하고 갖고 있던 책과 CD 등을 압수했다.
러시아의 한 박물관은 스탈린 시절에 건설된 모스크바 중심부의 한 지하벙커를 이용해 종말론 돈벌이에 나섰다. 박물관 측은 이곳을 대피장소로 제공하기로 하고 장당 1,500달러짜리 티켓 1,000장을 판매했는데 모두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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