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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법에 걸린 주식시장

종합주가지수가 10일 연속 상승, 가볍게 84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우울한 사람들이 있다.바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ANALYST)들이다.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미리 점치는 일을 한다. 이들은 경제 상황과 주식시장의 각종 지표를 동원해서 주가를 예언한다. 그들의 예언이 요즘 잘 맞지 않는다. 애널리스트가 이용하는 지표중에 투자심리도라는 것이 있다. 열흘간 주가지수가 오른 날짜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다. 열흘간 5일 올랐으면 투자심리도는 50%가 된다. 애널리스트는 투자심리도가 75%를 넘어가면 과열이라고 판단한다. 심리적으로 주가가 연속해서 오르면 팔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 시점이 투자심리도 75%부터라는 얘기다. 8일 투자심리도는 100%가 됐다. 주식시장이 주5일 열리므로 2주일간 계속해서 주가가 올랐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가 보기에 시장이 과열인데도 주가는 더 오르고 있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애널리스트는 흔히 「적정가격」이라는 말을 한다. 어떤 주식이든지 무한정 오를 수는 없으며 적정가격에 도달하면 멈춘다. 이것이 증시의 정상적인 가격질서다. 그렇다면 우리 주식시장의 적정가격은 800인가 1,000인가 아니면 700인가.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찾고 적정주가를 계산하기에 분주하다. 하지만「저점매도 고점매수」로 유명한 현대증권의 김지민(金智敏)부장은 『적정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격에는 가치만이 아니라 희망, 욕망, 욕구까지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적정가격이 없다면 가격은 제멋대로다. 그래서 가격이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고 반대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하락한다. 주식시장의 마법은 이같이 정상적 가격질서를 무력화 시키는 가격파괴의 마법이다. 지금 주식시장은 가격파괴의 마법에 걸려 하늘로 하늘로 오르고 있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 희망이 한껏 부풀려지고 있다.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희망은 점점 커지고 주가 상승에 대한 욕망도 커진다. 그만큼 주가는 오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마법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의 희망만큼 경제가 튼튼하지 않다면….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증권부 정명수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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