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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 우선협상자에 KAI] 개발 일정 빠듯하고 생산비 증가 우려… 이륙까진 앞길 험난

산업 파급효과 크지만 선진국도 25~30년 걸려<br>'외국엔진 전차' 재연 가능성<br>록히드마틴 기술이전 관건…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도<br>美 견제로 국제분쟁 소지


'일단 시동은 켜졌다. 기대도 크지만 전망은 불투명.'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30일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우주항공(KAI)을 선정함으로써 순연을 거듭해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발비와 생산비 등을 합쳐 사업 규모가 최소한 17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은 분명 호재다. 주식시장과 경제는 물론 안보를 위해서도 다행한 일이다. 전투기의 국내 개발은 산업 파급효과와 고용효과를 넘어 부품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적시에 공급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 그러나 기대 이면에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

◇왜 KAI인가, 선정 이유=선정 결과는 예상했던 바지만 격차가 컸다는 후문이다. KAI와 대한항공의 경합에서 방위사업청이 평가 기준으로 삼은 항목은 모두 28개. 방사청 관계자는 "거의 모든 항목에서 점수 차이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경쟁입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기에 항공우주산업 전문업체로 KAI가 쌓아온 기술력과 생산능력, 인력이 선정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고 대한항공이 완전히 사업에서 배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분야에서 대한항공과 기술제휴선의 기술이 뛰어나다고 인정될 경우 사업 주체인 방사청의 교통정리가 가능하다. 대한항공도 선정 결과 발표 직후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관련 부품 생산과 기술협력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며 사업에 부분적으로라도 참여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개발 일정 빠듯, 예산 증액 가능성도=그러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개발 일정이 빠듯하다. 앞으로 9년 안에 초도기를 생산해내야 하는데 완벽한 항전장비를 갖춘 4.5세대 세미 스텔스기를 이토록 짧은 기간에 완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KAI는 물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그동안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는 점을 고려해도 일정은 촉박하기 그지없다. 당장 능동배열(AESA) 레이더를 개발하는 데 선진국의 경우 25~30년이 걸렸다. 방사청은 이에 대해 "개발이 늦어지는 부품은 나중에 완성하더라도 일정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칫 잘못하면 국산화의 문제가 드러난 엔진을 외국산으로 사용하는 흑표전차의 사례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예산도 개발비만 8조6,600억원이 잡혀 있고 생산비용 9조원은 추산일 뿐이다. 프랑스가 133대의 라팔 전투기를 생산하는 데 40조원 가까운 돈이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KF-X 생산도 최소한 10조~12조원은 넘어설 것이라는 게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추정이다. 성능 시비가 일 가능성도 짙다. 우선 공대공 업무만 개발하고 공대지 능력은 나중에 개발한다는 계획은 일정 지연뿐 아니라 개발비용 및 생산비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국제협력,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두 가지 측면에서 국제협력 역시 난제로 손꼽힌다. 먼저 기술협력선인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얼마나 높은 수준의 기술을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가 관건이다. KF-16 면허 생산부터 한국과 인연을 쌓아온 록히드마틴은 T-50 공동개발, F-35A 판매 등으로 KAI와 기술협력의 역사가 깊지만 핵심기술 이전에는 인색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록히드마틴이 내주고 싶어도 미국 정부가 반대할 수도 있다. KF-16 업그레이드 사업도 미국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일정이 지연된 케이스다.

총사업비의 20%를 부담하기로 약속한 인도네시아와의 국제협력은 양날의 칼이다. 숫자는 적어도 판로까지 확보하면서 개발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의 뒷면에 미국의 견제가 대기 중이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고급기술이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를 통해 테러단체나 불량국가에 흘러들어갈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기술 이전이 제한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방사청은 원만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사업 불투명 또는 국제분쟁의 소지가 다분한 잠재적 폭탄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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