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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 비밀 풀어가는 한 엄마의 감동 실화

■ 엄마가 지켜줄게 (포셔 아이버슨 지음, 김영사 펴냄)


시트콤 구성작가였던 포셔는 꿈에 그리던 멋진 남자를 7년이나 짝사랑한 끝에 결혼했다. 곧바로 예쁜 아들 도브가 태어나자 그는 상상 속 행복이 나에게도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아들이 두 살 되던 해부터 이상했다. 엄마와 눈을 맞추지를 않고, 때가 되면 해야 할 말도 하지 않았다. 자폐증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진단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주저앉아 울고 있지 만은 않았다. 몸을 흔들고 눈을 맞출 수도 없었던 자폐아 아들과 소통하면서 굳게 잠겨있던 마음을 열었다. 그는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과학자, 의사를 찾아 다니면서 자폐증이 극소수의 학자들만이 연구한다는 열악한 현실을 알게 됐다. 작가이던 그의 삶의 목표는 이제 자폐증의 연구환경 개선으로 바뀌었다. 그의 열정적인 활동 덕택에 민간기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폐증 연구재단인 '이제 자폐증을 치료하자(Cure Autism Now)'가 설립됐다. 영국 BBC에서 방영된 인도의 중증 자폐아이자 IQ185의 두뇌와 천재적인 감수성으로 시를 짓는다는 소년 티토도 만났다. 티토가 엄마인 소마에게 글을 배웠다는 사실에 놀란 그는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설득해 티토와 소마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아들과의 대화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수많은 과학자, 의사들의 도움으로 티토와 소마의 의사소통 과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둘 사이의 대화가 사기일지 모른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티토에게 입력되는 감각정보의 혼란 때문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그는 후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자폐아의 의사소통 장애 개선을 위한 실험을 계속했다. 티토와 소마의 대화를 관찰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그는 아들 도브와 대화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눈조차 맞추기 힘들었던 아이가 글자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적이었다. 그는 도브가 바비 인형과 파란색 점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책은 티토와 소마에게서 자폐아의 희망을 발견하고 자폐증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한 엄마의 끈질긴 집념의 기록이자 감동의 드라마다. 티토가 쓴 시를 통해 스스로 가둬버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자폐 아이들의 색다른 그러나 맑은 감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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