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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펠트’의 기적을 일으킨 한국 여자축구의 ‘영웅’ 지소연(19ㆍ한양여대) 선수가 결국 눈물을 보였다.
4일 인천공항은 축구팬들의 환영의 열기로 가득 찼다.
지난 1일 독일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최인철 감독과 함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500여명이 넘는 팬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가 한창 열리고 있던 지난달 5일 출국 당시만 해도 주위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자대표팀을 바라 보는 시각은 불과 1개월 사이에 180도 변했다. 세계 4강을 넘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3위라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넣고 득점 2위에 오르며 ‘지메시’로 불린 지소연은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더 이상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소연은 “남녀 통틀어서 처음 3위를 차지해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인철 대표팀 감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여자 축구를 위해 애쓰는 지도자, 선수들의 노력이 이번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성원해준 팬 여러분께도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대표팀 환영을 나온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앞으로 이 선수들 가운데 많은 성인 대표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 경기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두고 2차전 상대 가나마저 4-2로 완파하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대표팀은 8강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3-1로 돌려세우며 4강에 올랐다. 비록 개최국 독일과 준결승에서 1-5로 크게 져 결승 진출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3-4위전에서 콜롬비아를 1-0으로 물리쳐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무엇보다 남자축구와 달리 주위의 무관심,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이뤄낸 위업이라 국민에게 준 감동은 남아공월드컵 남자 성인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못지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표팀은 5일 낮 12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환영 오찬으로 해단식을 겸할 예정이다. 협회는 선수단에 지급할 포상금에 대해 “현재 조율 중이다. 조만간 정확한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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