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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택법 통과이후 과제

[데스크칼럼] 주택법 통과이후 과제 요즘 부동산시장 분위기 어떤가요?수억 떨어진 급매물도 거래 안돼…'강남불패' 어디로? 조희제 hjcho@sed.co.kr 주택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집값안정대책이 약발을 발휘한 탓인지 부동산시장의 하향안정 추세가 확연하다. 많게는 수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씩 떨어진 가격으로 급매물이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부동산시장의 요즘 분위기다. '서민들의 피땀 어린 목돈을 빼앗아 배 불린' 주택 업계의 폭리구조를 단절시켜 내 집 마련에 온갖 고초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자고 외친 시민단체들의 일대 승리(?)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부동산정책의 수혜 계층이 이들 시민단체들의 지지 기반이라고 믿는 일부 정치인들은 이 같은 안정을 차기 총선에서 자당이나 자신의 업적이라고 거만하게 내세울 전리품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부동산 폭등의 원인 제공자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던 정책당국자들도 이번 기회에 '봐라. 집 사면 손해 볼 것이라는 게 허풍이 아니지'라고 거드름을 피울 만큼 여유로워진 것 같다.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분양가상한제나 원가 공개, 무주택 국민들에게 좀더 많은 청약 기회를 제공한다는 청약가점제가 오는 9월부터 실시돼 정말 싼값에, 원하는 지역에 집이 제공된다면 집 없는 설움에 눈물짓던 국민들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아직 안정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정도의 초강력 부동산대책들을 쏟아부은 결과물일 뿐이고 어떤 계기가 부각되면 집값 폭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싼값에, 이른 시일 내에 많은 집을 제공하려 한다는 정부의 대책'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간과된 현실적인 의문점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의문은 민간기업들이 내놓을 고급아파트의 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는 중장기적인 집값 불안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민간 부문의 공급 감소는 공공 부문의 공급 확대로 메워질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부인한다. 하지만 연초부터 서울 지역에서 공급되는 주택 수가 급감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 같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물론 정부는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 추진을 히든카드로 들고 있지만 정말 강남 수요층들의 요구에 부합되는 지역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는 징벌적 부동산 세제도 문제다. 국민을 협박하듯이 헌법만큼 고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부동산 세제로 말미암아 부동산 거래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한편으로는 조세 저항의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종부세 상한선과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부담 완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징벌적 세금이 집 없는 사람들에게 전가돼 또 다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장기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이번 부동산안정화대책의 최대 수혜자인 무주택자들이 과연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의문도 가지게 된다. 20대는 취업이 안돼 돈을 모을 기회도 없고, 30대부터 50대까지는 자녀 교육에 소득의 대부분을 쏟아부어야 한다. 지불해야 할 집값을 저축할 수 없다면 분양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전매와 불법 매매로 무주택자들을 전과자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기우가 되기를 바라지만, 우려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결국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우리 경제는 성장해야 하고 교육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국민 인식을 악으로 치부하는 접근법이 문제 해결에 과연 도움이 될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저소득 계층에 정말 싼값의 임대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안정망 확충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자산을 어느 정도 형성한 계층들의 욕구나 니즈도 허용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강남 불패'라는 말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사회적 가치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이 같은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책당국자들에게 놓인 과제다. 부동산시장도 제대로 작동시키면서 집값도 안정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 같은 대책을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4/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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