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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금융구조조정 매듭 `범금융인대회' 23일 개최

수만명의 금융인을 실직자로 몰아낸 1차 금융구조조정을 매듭짓는 범금융인대회가 오는 23일 개최된다. 각 금융권별 협회의 공동주관으로 열리는 범금융인대회의 명칭은 「금융산업 건전성 회복과 새출발 선언식」(가칭).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은 금융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조조정 이후의 재도약을 추진하겠다는 「금융인의 다짐」을 채택, 21세기 금융산업을 이끌기 위한 각오를 새롭게 한다는게 이날 행사의 요지다. 금융인의 자발적인 의지를 담는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측은 아예 참석하지 않는다는게 주관 기관인 협회측 설명이다. 그러나 막상 이날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당사자들은 별로 반기는 기색이 아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오라니까 참석은 하겠지만 솔직히 좋아서 참석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요즘처럼 은행 일이 많을 때 굳이 의례적인 행사를 할 필요가 있냐는 얘기다. 대규모 인사 발령 이후 조직의 몸 추스리기도 제대로 끝나지 않은데다 연말까지 기업구조조정까지 매듭지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이같은 겉치레 행사가 달가울 리 만무한 실정이다. 또 다른 금융계 관계자도 『구조조정이 대충 끝나가니까 뭔가 대외적으로 「보여주기」위한 행사를 하려는 것같다』며 『이같은 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사상 초유의 구조조정을 마무리짓는 상징적인 행사이니만큼 규모는 크다. 바쁜 업무 일정을 제쳐두고 이날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으로 차출될 금융인은 무려 1,100명. 은행권 530명을 비롯해 증권업계 170명, 보험업계 160명, 종금사와 투자신탁에서 각각 70, 80명, 상호신용금고·여신금융업에서 90명이 동원된다. 기관장을 포함한 임원급들만 220명에 달한다. 은행권의 참석 임원수는 선발시중은행 5명을 비롯해 후발은행은 2~3명, 지방은행 2명 등 총 106명. 평상시 연이은 결재와 회의, 외부인사의 방문때문에 눈코뜰새 없는 임원들 대부분이 이날 오후엔 일제히 자리를 비우게 되는 셈. 게다가 대회 자체는 40분에 불과하지만, 그후 열리는 리셉션에도 참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리셉션에는 「금융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대회에 불참하는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과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총재가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 9월28일 李재경부장관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금융구조조정계획에 포함된 것. 구태의연한 관치금융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재경부의 「한건주의」때문에 1,100명의 금융인이 업무를 포기하고 궐기대회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은행의 한 임원은 『금융인들을 모아놓는 이런 행사는 과거 70~80년대에 한창 많았다』며 『새삼스러운 일을 왜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5공화국 출범 직후인 지난 80년에도 「범금융인정화운동출범대회」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효율성」을 표방하며 추진한 금융구조조정이라는 대작업을 마무리하는 행사로 결국 70~80년대의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을 동원한 셈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이같은 행사는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벌써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금융인들이 마지못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해서 얼마나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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