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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 선언하며 신당 창당 나선 안철수 "산업화·민주화 세력 적 아니다"

링컨 연설 인용 통합 강조 "한국 정치권 재편 필요 지방선거 적극 임할 것"<br>용인술·리더십 등 의문 신당 순항 여부는 미지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를 소개하며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라며 본격적으로 정치 세력화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연히 지향점은 창당"이라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 뒤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창당을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한편 내년 6ㆍ4 지방선거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1년 만에 새로운 정치실험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링컨 전 대통령을 적극 인용하며 신당의 캐치프레이즈로 '국민과 함께'를 내걸었다. 기자회견문에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링컨 전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새 정치 추진위원회'라는 명칭을 놓고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일전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에 복귀하며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어 1997년 건국 이후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새 정치에 대해 "중요한 부분이 삶의 정치"라며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민주당 등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한국 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지방선거에도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 엄중한 국제 정세와 국내 환경을 언급하며 한국 정치 변화를 위한 새로운 틀과 생산적 경쟁관계를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국민의 삶이 사라졌다. 현실 정치인이 된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자성론을 편 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와 협력에 방점을 뒀다.



민주당 출신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출신 인사의 영입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 의원은 최근 강봉균ㆍ이계안ㆍ김효숙ㆍ조배숙 전 민주당 의원을 사실상 영입하고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영환 의원 등 현역의원들에게도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김덕룡 전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 등 여권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류근찬 전 자유선진당 의원 등 제3지대도 망라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벽을 넘어 제3세력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 실천방안의 제시, 참신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특히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개혁을 비롯한 경제ㆍ사회ㆍ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비전을 내놓았으나 기존 정치권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여권 출신의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장은 "안 의원이 지난 4월 국회에 들어와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고 많은 인사들이 그의 곁을 떠났다"며 리더십과 용인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은 "안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며 "자연스레 한계가 드러나며 지방선거 이후 그의 영향력이 소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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