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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美상원 판도변화와 부시

누가 제임스 제퍼스를 떠나게 했나? 공화당 의원들은 서로를 탓하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퍼스 미 버몬트주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은 워싱턴 정가에 충격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미국 상원 내 힘의 균형이 민주당쪽으로 옮겨감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진 중인 법안들이 발목을 잡히게 된 것이다. 이는 믿기 어려운 일이다.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은 부시 행정부는 대담함으로 세계를 놀라게 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대선에서 온정적 보수주의를 표방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노선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후에는 강력하게 감세 법안을 추진하고 환경보다 경제적 이익을 중시했으며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외교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행동들은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와는 전혀 다른 전통적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대담성은 행정부의 권력장악능력이 미숙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상원의 통제력은 보장될 수 없었다. 상원 원로 의원들의 재선출에 대한 의구심들이 깊어만 갔고 보수적인 일부 민주당원들과 자유주의적인 공화당원들의 당에 대한 충성도에 대한 의구심 역시 깊어져만 갔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2002년 하원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더욱 더 비협조적이 돼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상원의원을 잃은 것이 무엇보다도 행정부가 부주의 했던 것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부주의한 것이 아니면 무모했던 것인가? 제퍼스 의원은 공화당내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로 똘똘뭉친 공화당 지도층의 태도는 완고했다. 자신들의 보수적인 개혁이 성공하리라고 장담한 나머지 그들은 자신의 힘을 오판한 듯하다. 백악관측은 제퍼스 의원의 탈당 위협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그는 지금껏 당의 노선과 사사건건 충돌해왔던 것이다. 아마 공화당 지도층은 자신들이 양보해 봤자 제퍼스를 회유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퍼스의 요구를 거절한 것은 예상을 벗어났다. 이제 백악관은 다수당이 된 민주당과 흥정을 해야 하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는 백악관의 정치적 미숙함을 보여준 사례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을 부시 대통령이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가 부시 대통령이 선언했던 초당파적인 지도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시는 이제 더 많은 양보를 하고 더욱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반응은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그는 하찮은 일로 다투는 의회를 세련되게 다룰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떤 형태의 타협에도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그가 성공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그의 남은 집권기간의 성공 여부와 재집권의 기회를 결정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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