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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포트-일본] 日열도 "실버세대를 잡아라" 열풍
입력2001-10-03 00:00:00
수정
2001.10.03 00:00:00
65세이상 고령자 25년간 6배로 크게 늘어일본에서는 출산율 저하로 학생 수가 줄어듦에 따라 문을 닫는 학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학교간 통폐합이나 폐교로 쓸모없어진 학교 부지는 기업이 싼 값에 사들이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건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앞으로 이 폐교 건물이 또 다른 유용한 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노인복지시설의 일종인 '캐어 하우스'는 그 대표적 경우다.
정부는 최근 고령자의 식사나 입욕 등 생활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캐어하우스'를 전국에 1만개 가량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초 주거 시설이 갖춰진 건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가 양로 시설로 바뀌는 현실은 일본의 고령화 현상을 대표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있는 가구가 지난 25년간 6배로 늘어난 반면 18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가정은 같은 기간동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6월 현재 집계된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인구의 18%인 2,252만명, 75세 이상도 933만명에 달했다.
이처럼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노인들은 이제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이고(介護)뿐 아니라 노인용 특화상품 등을 포함하는 실버산업은 50조엔에 달하는 막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
특히 실버시장 장악에 관심이 높은 것은 정보기술(IT) 관련업체. IT기기는 지금까지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지만,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실버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시장은 급팽창하기 때문이다.
'i모드'로 일본 이동전화 시장을 장악한 NTT도코모는 이달 초부터 실버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이동전화 신모델을 선보였다.
노안으로도 잘 볼 수 있도록 액정화면의 배경 색을 조정하고 글자 크기도 큼직하게 바꾼 것이 특징. 일본 IBM도 컴퓨터 작동을 단순화시키는 노인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지난 5월부터 모든 컴퓨터에 이를 장착하고 있다.
출판업계에서도 실버 시장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출판사는 지난해부터 노인들이 보기 쉽도록 지명이나 도로명 등 글자 크기를 늘린 여행지도 시리즈를 판매, 지금까지 80만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회사나 가정 일에 쫓기는 젊은 층보다는 여행객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노년층을 타깃으로 삼은 점이 성공한 것이다.
이밖에도 시세이도나 가네보 등 화장품 업체등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 개발이나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대형 슈퍼인 세이유(西友)는 일부 점포의 고객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에스컬레이터의 운행속도를 늦추는 등 고령자의 수요에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15년 후 일본 인구 4명 가운데 1명은 65세를 넘는 고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의 '노년층 붙잡기'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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