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류 강ㆍ온건파 대립각

민주당 신주류가 전당대회 무산시의 방향 설정을 놓고 대오가 흐트러지고 있다.

구주류에 백번 양보를 하더라도 민주당 테두리 안에서 통합신당을 모색하자는 온건파와, 전대 무산은 물론 신당의 본질이 훼손당할 경우에는 뛰쳐나갈 수밖에 없다는 강경파가 대립각을 이룬 채 힘겨루기를 벌이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26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당무회의에서 가부간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신주류의 `핵분열`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양측 모두 "당무회의 때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선 소수인 강경파의 뜻대로 신당파의 상당수가 대오를 이탈, 집단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의원은 21일 "(내부 난기류는) 자연발생적이며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면서 "신당추진모임에서 남아있는 절차까지 마지막으로 집중한 뒤 그 절차가 소진되고 더 이상 못 나갈 때에는 주저앉을 지, (신당) 포기선언하든지, 아니면 아예 (독자) 신당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온건파를 압박했다. 천정배 의원도 "저를 포함해 어떤 사람들은 주저앉았다고 평가받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결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온건파가 `형식은 통합신당, 내용은 흡수합당` 식으로 구주류와 타협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호웅 의원은 "정치개혁과 국민참여 등 양보할 수 없는 신당의 원칙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온건파는 김원기 고문과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에 주력하면서 전대 무산시 강경파를 묶어두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측은 "당무회의에서 표결이 안 될 경우 예정대로 독자 전대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탈당설이 돌긴 하지만 구주류를 압박하기 위한 전술적 측면에서 해석해야 하며 그 분들(강경파)과 기본적 인식은 같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은 집단탈당론의 구심점으로 알려진 신기남 의원을 겨냥, "탈당은 개인입장일 뿐 비공식적 의견조차 안된다"며 "우리는 신당을 장난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걸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부영 의원 등 한나라당 탈당의원 5인으로 구성된 `통합연대`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신당 창당을 위한 제세력간 연석회의를 공식 제안했다. 통합연대는 성명에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하나의 흐름으로 모아낼 때가 됐다"며 "새 정치를 위해 뛰는 모든 정치권 및 비정치권 세력들이 함께하는 범국민 개혁신당 창당을 위한 연석회의를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부영 의원은 특히 민주당 신당파에 대해 "당내 사정 때문에 탈당이 어렵다면 당적을 갖고 연석회의에 나와도 상관없다"며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면서도 총선승리를 위한 `합의 이혼론`에 대해선 "영ㆍ호남 지역주의를 다른 형태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안의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