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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심야운항 늘리고 저가항공 지원 확대… 환승률 20%로 높일 것

메르스로 줄어든 국제여객, 中 관광객 유치 마케팅으로 회복세

수하물 통제·보안요원 직접 고용-아웃소싱 축소 등 조직개편

3단계 공사로 부채비율 증가 불가피… 재무건전성 관리에도 만전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으로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위를 차지했다. 친절도·청결도·시설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2001년 개항하면서 핵심과제로 내건 '동북아 허브 공항'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개항 이후 2013년까지 환승객이 연평균 10.9% 증가했지만 지난해 5.9%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올해 핵심과제는 지난해 16%까지 떨어진 환승률을 2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다.

박완수(60·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최근 인천시 중구 공항로 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환승률 회복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은 운항제한시간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으며 시간당 운항 횟수가 최대 63회까지 가능하지만 심야시간대에는 평균 6.2회 운행에 불과하다"며 "심야운항을 활성화해 환승객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은 심야시간대 활용률이 70%에 달하는 등 야간에 환승객으로 북적대지만 인천공항은 심야시간에 환승객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환승시간대가 주간에 치우쳐 있어 환승객 증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심야시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심야시간대(오후10시~오전7시)에 중국 후허하오터·취안저우 등 총 13개 노선을 신·증설했다.

박 사장은 "저가항공사와 외항사의 노선 증대를 유도하기 위해 착륙료를 50% 감면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여기에 승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심야 공항버스 운행도 두 배로 늘리고 야간 상업시설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은 앞으로 심야시간대 활용률을 싱가포르(49.4%) 수준까지 올릴 계획이다.

환승률을 높이기 위해 저가항공 지원도 강화한다. 인천공항의 저가항공 점유율은 2010년 3.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3.6%까지 증가했다.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여객 수도 2010년 3만3,478명에서 지난해 4만5,512명으로 1만명 넘게 급증했다. 박 사장은 "전 세계 항공 시장에서 저가항공 점유율은 26%인데 인천공항은 아직 이보다 낮다"며 "인천공항에 취항할 가능성이 높은 저가항공사를 선정해 매년 유치 노력을 벌이고 있고 3년간 착륙료 면제 등 각종 지원책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가항공 취항이 증가하면 환승률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사장은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사들이 맡아주고 단거리 노선은 저가항공이 책임지면 장·단거리 연계로 환승객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에 오는 2020년께 들어서게 될 카지노복합리조트는 인천공항에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환승객들이 공항 바로 밖에서 카지노뿐 아니라 대규모 한류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미국 동부 최대 카지노업체인 모히건선과 50억달러(5조7,6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0년 1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카지노, 5성급 호텔, 스포츠센터, 공연장 등이 문을 열게 된다. 대규모 시설이 인천공항 인근에 들어서는 만큼 약 8조원의 관광수입과 56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관련 규정상 카지노복합리조트에 직접 투자하지 못하고 토지 임대료 수익만 얻게 되지만 대규모 리조트와의 시너지 창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박 사장의 판단이다. 박 사장은 "현재 두바이공항이 UAE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유라시아 대륙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 등을 이용해 전 세계 환승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데 인천공항이 여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공항 밖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한류 공연장이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다면 환승객들이 공연을 즐긴 뒤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문화가 자리 잡게 돼 인천공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따른 관광객 감소 피해와 대응책 등에 대해 묻자 박 사장은 "국제선 여객이 크게 줄었지만 다음달에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327만3,1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0만5,468명보다 9.2% 감소했다.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이 월 단위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중국 노선 직항 여객은 61만9,453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24.7% 줄었고 홍콩 노선 직항 여객은 13만6,344명으로 46.9% 감소했다. 대만 노선 직항 여객 역시 6만7,211명으로 49.5% 줄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천공항은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인천공항'을 집중 부각하며 중국 언론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워유저 등을 초청하는 대규모 팸투어를 이달 들어 두 차례 진행했다. 다음달까지 10여차례에 걸쳐 1,100여명의 해외여행 업계 관계자와 해외 언론인, 파워블로거 등을 초청할 계획이다. 또 메르스 사태로 인천공항 운항 횟수를 줄인 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하거나 항공기를 증편할 경우 8월 한 달에 한해 증가한 항공기의 착륙료를 100% 면제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정부, 여행 업계 관계자와 함께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과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이달 들어 입국객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지난달 한국 노선을 감축한 중국 항공사에도 노선 운영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어서 빠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입국객 급감이라는 홍역을 겪은 만큼 최근 홍콩에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독감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역당국과 공고한 협조체제도 갖췄다. 박 사장은 "주요 지역에 무인방제장비를 도입해 24시간 방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항공기 내 음식물, 오수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살균소독 등 특별 방역활동도 강화해 질병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환승률 제고와 함께 하반기에 관심을 쏟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조직개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외부 용역직원이 6,300여명으로 전체 인력의 85%를 차지한다. 아웃소싱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박 사장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고용을 늘릴 계획이다. 박 사장은 "내년부터 수하물 운영통제, 전력감시, 사이버보안 등 5개 분야에서 123명을 직접고용할 계획"이라며 "공항의 핵심역량을 키우고 운영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고용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인소싱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2017년 대테러·보안·상황통제 등 3개 분야 51명도 직접고용하고 소방대·폭발물처리반 220여명은 자회사로 전환해 고용할 방침이다.

제2여객터미널 건설비용과 부채관리 문제도 박 사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인천공항은 항공여객이 꾸준하게 늘면서 지난해 6,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은 공사 가운데 수위권이고 정부에 대한 배당액은 다른 어느 곳보다 많다. 하지만 3단계 건설사업이 진행되면서 부채관리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3단계 건설사업은 2017년 준공을 목표로 4조9,303억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과 계류장, 접근도로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2018년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여객처리능력이 기존 4,400만명에서 6,200만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건립비용이다. 5조원에 달하는 3단계 건설사업비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 여기에 인천공항 지분을 100% 보유한 정부에서 매년 배당률을 높이고 있어 부채비율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에는 직원 1인당 복리비를 38% 감축하고 간부급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4조9,000억원의 3단계 건설비용 부담으로 부채비율이 지난해 37%에서 2017년 70%까지 증가하겠지만 2018년부터 다시 부채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재무건전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1위의 서비스를 앞세워 해외공항컨설팅사업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도 3단계 건설사업을 원활히 하면서 부채를 관리하려는 방안이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1,169만달러(134억원) 규모의 터키 이스탄불 신공항 운영 컨설팅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의 상업시설 컨설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공항은 2007년부터 해외공항컨설팅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11개국 21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353만달러(963억원)에 달한다. 박 사장은 "이스탄불 신공항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터키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인천공항 인력을 최대한 많이 파견해달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로 인천공항에 대한 해외 공항 업계의 평가가 좋다"며 "앞으로도 공항 컨설팅, 투자개발형 사업과 더불어 해외 공항 인수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e is…



△1955년 경남 통영 △1972년 마산공고 졸업 △1972년 동경전자 입사 △1979년 경남대 행정학과 졸업 △1979년 제23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1994∼2000년 합천군수, 경남도 농정국장·경제통상국장, 김해 부시장 △2004∼2010년 제19∼20대 창원시 시장 △2007∼2013년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 세계위원 △2009∼2013년 국제교육도시연합 아시아태평양네트워크 의장 △2011∼2013년 세계생태교통연맹 초대의장 △2010∼2014년 제1대 통합창원시 시장 △2014년 10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일자리 늘고 경제 살린다" 끝없는 기업사랑

■친기업 사고 중시하는 박사장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기업 친화적인 사고를 중요시한다. 지난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합천 군수, 김해 부시장 등 공무원 생활을 했던 그는 2004년 창원시장 시절 '기업사랑운동'을 창안했다. 6·25전쟁으로 피폐화된 우리나라가 기적적인 성장을 이뤘던 데는 기업가정신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어서다. 창원시는 당시 기업민원 전담창구를 개설하고 기업사랑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가 하면 최고경영인에 대한 시상도 하면서 '친기업도시'로 이름을 알렸다. 기업사랑운동은 이후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됐고 2005년 중앙정부에서 '기업 기 살리기' 운동을 펼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가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면서 일본 덴소그룹 등 총 31개 기업이 당시 창원시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그 효과는 지역경제에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04년 1,600여개였던 창원 지역 기업 수는 5년 뒤 2,100여개로 증가했고 근로자 수는 1만명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이런 기업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옛 현대전자의 반도체사업본부를 인수한 싱가포르 스태츠칩팩이 2013년 11만㎡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립한 뒤 이후 증설에 어려움을 겪자 용도변경, 필지변경 인허가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인천시와 협의해 필지 사이의 도로를 합친 뒤 공장 건축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스태츠칩팩은 오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12만㎡ 규모의 신규공장 건립을 시작할 수 있었다. 스태츠칩팩은 인천 지역 내에서 3,00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사장은 "기업이 성장하면 고용증가와 경제활성화가 이뤄진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담=이용택 사회부장(부국장) ytlee@sed.co.kr

사진=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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