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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북핵 양자회담 나서라

파이낸셜타임스 10월4일자

지난주 말 열린 미국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 모두 북한의 비핵화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이 질문을 받기 전에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라크와 달리 북한은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핵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양 후보는 외교ㆍ안보를 큰 주제로 삼아 테러리즘과 이라크전에 대해 공방을 펼쳤다. 케리 후보는 이 토론회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양자회담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양자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6자회담을 와해시키는 커다란 실책”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가 내세운 정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 케리 후보는 양자회담과 함께 6자회담을 병행하겠다고 말했고 그의 공식적인 입장도 직접적인 북-미회담과 다자간 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시 정부도 올 초 비록 마지못해 시도한 것이기는 하지만 비슷한 정책을 내놓았었다. 불행하게도 두 후보 모두 위험하고 복잡한 북한문제에 대해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케리 후보의 주장은 6자회담이 그동안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양 후보 모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능력을 가진 중국은 그동안의 회담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6자회담의 대체수단일 뿐 아니라 북한이 오랫동안 요구해왔던 북-미 양자간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김정일 공산독재정권은 신뢰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은 이라크전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시간을 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북한은 핵무기 제조를 위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얻어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 따르면 북한은 심지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 미국은 중국처럼 북한에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만약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미국은 대화에 나서면 된다. 그러면 세계는 북한의 주장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선 당선자는 북한과 서로 패를 공개해 김정일의 허세가 어디까지 진실인지 밝혀내야 한다. 세계는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중단시키고 한반도에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협정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은 이런 희망과는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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