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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컴퓨터로 혈당·혈압 측정치 전송하면 즉시 진단·인근 약국으로 처방전 보내줘

■ 동네의원 원격진료 2015년 허용<br>만성질환자 등 850만명 혜택


고혈압 환자 A씨는 매달 의원을 방문해 혈압을 측정하고 같은 처방전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가는 것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1시간이 더 걸려 병원에 도착해서 기껏 하는 것은 혈압을 재는 정도에 그친다. 요즘 자가진단기가 있어서 혈압 정도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잴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 수치를 병원에 보낸 뒤 처방전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A씨와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오는 2015년부터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으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에서 주기적으로 혈압을 재서 담당의사에게 보내고 문제가 발견되면 의사가 그때그때 필요한 조치를 일러주기도 한다.

이르면 2015년에는 이 같은 원격진료 시대가 열리게 된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무엇보다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편익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진료 적용 대상 인원은 만성질환자 585만명, 노인ㆍ장애인 91만명 등 847만여명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강원도 16개 시ㆍ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원격진료 시범사업에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범사업 이용자 488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4.46점을 기록했다. 서비스 비이용자 4.17점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졌다. 진료비ㆍ교통비 등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총 소요비용도 서비스 이용 전후 2만7,000~3만1,000원에서 2,900~7,000원으로 크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원격진료가 허용됐을 때의 진료과정은 다음과 같다. 환자가 원격진료를 신청하면 의사가 필요 여부를 판단해 알려준다. 원격진료가 승인이 되면 환자는 혈당ㆍ혈압ㆍ심전도ㆍ체온 등 필요한 정보를 측정해 PC나 휴대폰ㆍ게이트웨이 등의 장비를 통해 병원에 보낸다. 필요한 경우 웹캠 등 화상시스템을 이용해서 얼굴이나 문제가 있는 신체 부위를 의사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의사는 이 정보를 종합, 분석한 후 주의사항 등을 일러준다. 약이 필요한 경우 처방전을 환자의 거주지에서 가까운 약국으로 보내준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당장은 환자의 비용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 혈압ㆍ혈당 측정기 등 원격진료를 위한 기본적인 장비는 환자가 스스로 갖춰야 하는데다 병원의 원격진료 장비 가격도 환자의 진료비에 어느 정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원격의료 비용 효과성을 평가해 원격처방ㆍ전문상담 등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기술개발로 원격의료 장비 가격이 낮춰지면 결국에는 원격의료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원격의료 허용으로 정보통신기술과 의료 산업 간 융합이 활발해지면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의료는 정보기술(IT)뿐 아니라 의료기기ㆍ제약ㆍ바이오ㆍ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황금의 땅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격진료 이용률이 전체 인구의 20%로만 커도 시장 규모는 2조3,700억원, 관련 장비시장은 4,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3만37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의료계의 반대다.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정부가 동네의원ㆍ만성질환자 등으로 원격의료 대상을 크게 제한했음에도 "일단 원격의료를 허용하면 중소병원들과 의료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는 특히 원격진료에 있어 처방과 초진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원격진료를 대형병원까지 확대할 일은 없을 것이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에 있어서도 의료계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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