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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무신불립(無信不立)

정치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일화 중 하나가 상앙의 ‘이목지신(移木之信)’일 것이다. 상앙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토대를 다진 인물로 법가사상가로도 유명하다. 상앙이 진나라 재상으로 부임해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니 백성들의 나라에 대한 불신이 그 원인이었다. 그래서 궁궐문 앞에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백금을 주겠다는 방문을 붙였다. 그러나 옮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상금을 천금으로 올렸으나 역시 없어서 다시 만금으로 올렸다. 어떤 사람이 상금은 기대하지 않고 장난삼아 나무를 옮겼다. 그랬더니 정말 방문에 적힌 대로 만금이 하사되었다. 그 후로 진나라는 백성들의 신뢰를 토대로 부국강병을 이뤄 마침내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일화다. ‘무신불립’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시대에 통용되는 말이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불신받는다면 시행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일 것이다. 또한 정치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면 국가발전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후퇴할 것이다. 국민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 앞으로 나아가는 게 정치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당 대변인을 맡아 정치의 최일선에 서 있으면서 이 말을 곧잘 생각하고는 한다. 특히 지난 4ㆍ25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주요 정당에 대한 민심을 보노라면 더욱 자주 생각하게 된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용두사미로 흐르면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국민을 섬기기보다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한다면 어느 국민이 믿고 따르겠는가.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러나 우리 정치도 변해가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따라서 당장이 아닌 10년 앞을 내다보며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 낮은 곳을 향하며 겸손해 하는 정당, 그래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이 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야 나라가 잘살고, 국민이 행복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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