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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무한경쟁 막 올랐다

외국은행의 입성·금융산업간 업무장벽(FIREWALL)의 붕괴·예금자보호제도의 축소 등 대내외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낙오한 기업은 설땅을 잃게 돼 시장에서 자연퇴출되는 합종연횡의 장(場)을 강요하고 있다.◇은행= 금융연구원은 국내 은행산업이 앞으로 국제경쟁력을 지닌 5~6개 은행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년 넘게 금융구조조정을 지휘해 온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도 『시장의 원리에 의해 은행산업이 자연스럽게 합병의 과정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혀, 은행의 2차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게다가 2000년 은행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들은 은행이 자연스럽게 치열한 경쟁의 늪으로 빠져들 것임을 예고한다. 그 시발점은 오는 17일. 올 한해 금융산업을 지배할 최대화두인 금융기관 겸업화가 본격적으로 허용되는 날이다. 자본시장에서의 이익뿐 아니라 2금융권과의 제휴를 얼마나 빨리, 다양한 형태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능력의 차별화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이를위해 내부적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계획을 구체화하고, 제휴작업의 기틀을 갖춰 놓은 상황. 18일엔 제일은행에 외국인 경영진이 입성한다. 이를 전후해 서울은행이 위탁경영진을 맞이하면 국내 은행권에는 진정한 「4각체제」가 들어서고, 이는 취약한 일부 은행의 소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차원높은 상품이 등장하고, 은행들은 저마진 속에서 출혈의 늪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매금융.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도 핵심 타깃으로 중산층을 위시한 소매금융 부분을 들고 있다. 소매금융의 강자인 국민은행은 소매금융의 절대적 우위확보를 위해 은행 역량의 70% 이상을 개인·중소기업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나은행도 PB센터를 15개로, PB배치점포를 100개(PB전문인력 150명)로 늘릴 계획. 은행간 능력의 차별화는 대규모 수신이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70%를 넘는 6개월 이하 단기예금이 하반기 접어들면서 급속한 이동을 하게 되고, 금융기관간 구애(求愛)의 손짓을 활발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은행권 출혈경쟁의 임계점을 10월~11월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하반기 자연합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소한 6월안에 합병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놓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선진은행과의 전략적제휴와 자본확충 노력에 나서되, 실패할 경우에는 합병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험산업=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무한 시장경쟁에 의한 자율적 구조조정이라는 힘든 통과의례를 치러내야 할 운명이다. 오는 4월부터 부가보험료·예정사업비율이 완전 자유화되면 보험사간 보험료차별화 경쟁이 불붙게 된다. 계약자가 한 곳으로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 또 외국사와 대기업의 공격적인 영업, 금융의 종합화·겸업화로 국내 보험사간의 경쟁은 물론 외국보험사, 다른 금융권과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손보업계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의 가격경쟁에 대응한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어 합종연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사이버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보험판매 방식의 혁명적 변화와 이를 선점하려는 보험사간의 치열한 싸움도 계속돼 인터넷을 향한 뜨거운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외형성장에서 수익성·고객중시·업무다양화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서비스 체제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지난 98년과 99년, 두차례의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힘겹게 견뎌냈지만 올해는 더 무서운 「시장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이른바 「빅3」의 시장점유율이 74% 이상을 차지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지만 삼성과 교보가 올해 상장되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 뻔하다. 또 알리안츠-제일생명 등 외국보험사와 부실사를 인수한 기존사들의 영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보험사간 경쟁에 불꽃이 튀게 됐다. ◇종금사 금고= 2, 3금융권이 직면한 경쟁의 파고는 은행권과도 사뭇 다르다. 종금, 금고들은 출혈경쟁을 마다않고 있다. 종금사의 경우 투자은행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투신, 증권사들과 경쟁하면서 기존 고객도 지켜나가야 할 처지다. 자신만의 고유 영역이 없어진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셈이다. 나라종금의 경우 취약한 개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발행어음 금리를 다른 종금사보다 0.5~1%포인트 정도 얹어주고 있다. 약한부분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서겠다는 전략. 그러나 확실한 자금운용처가 없다는 측면에서 수신금리의 상승은 오히려 경영에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 동양종금의 경우는 독자영역을 잃은 종금사가 다른 영역에 침투하는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동양은 펀드운용부문을 강화하면서 종금사로서는 유일하게 하이일드펀드를 판매했다. 연말까지 2,000억원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1,750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펀드 규모가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펀드운용 비용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 동양종금 관계자도 『수익증권 판매 총규모가 1조원대가 되야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투신, 증권의 경우 이미 수익증권 판매기반이 확고하고 브로커 수입이 있지만 종금의 경우는 수탁고가 일정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불안한 질주」를 할 수 밖에 없다. 금고의 경우는 상황이 보다 심각하다. 그동안 기업금융에 주력해 오던 1·2금융권이 소매금융강화에 두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자 생존의 위협을 느낀 금고들은 경쟁적으로 고금리 수신상품을 내놓고 영업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수신금리가 너무 높을수록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부담이 생긴다. 10%금리의 보통예금통장 판매를 계획중인 해동금고의 경우 금리가 너무 높다는 점 때문에 상품판매가 연기되기도 했다. 최근 부국금고를 인수한 한솔금고나 하나금고를 인수한 동아금고등도 확장위주의 영업전략으로 조직관리및 리스크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고들은 언제 자신의 영업기반이 무너질 지 모른다는 불안속에서 생존을 위해 마지막 불꽃까지 태워버려야할 처지다. 금융부SB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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