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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24일] 고구려 '컬처노믹스'의 시작
입력2008-12-23 16:51:22
수정
2008.12.23 16:51:22
월드컵이 열리던 지난 2002년 ‘동북공정’이라는 중국발 역사 침탈이 한국에 알려지면서 한반도는 들끓었다. 이른바 고구려 열풍이 불었다. 언론들도 앞다퉈 고구려 특집을 내보내고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TV드라마 역시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6년여가 지난 요즘은 어떤가. 중국의 한국사 왜곡이 동북공정 이후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사회에서 고구려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예전만 못하다. ‘고구려 TV드라마’도 당시만큼 관심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역사 고구려에 대한 관심은 한때 반짝하고 그칠 것이 아니다. 역사왜곡에 대해서도 감정적 대응이 아닌 치밀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같은 관점으로 볼 때 광진구에 세워질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은 그 위상이 남다르다. 아차산 홍련봉이 옛 고구려의 최전선 보루였듯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 역시 중국의 역사 침탈에 맞설 국내 최전선 보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광진구 아차산에는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아차산성과 고구려 보루군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유적과 유물은 남한 내 최대규모다. 고구려 장수왕이 남하정책을 펼칠 때 한강유역의 패권을 차지하면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160여년간 고구려 군대가 주둔한 이곳에는 남한 최초로 발견된 ‘연화문와당’을 비롯, 17개 보루터와 수천점의 토기ㆍ철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우리 민족 누구나 고구려가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는 고구려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변변한 기관이 없다. 광진구가 일찍부터 고구려 역사 문화관 건립에 힘을 기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차산 역사 문화관은 고구려의 힘찬 기상을 오늘에 되살릴 장 역할을 할 것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 건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도 5월 문화관 건립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기초자치단체 힘만으로 만들 성질의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는 2011년 완공될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에는 전시관을 비롯해 체험관ㆍ교육실ㆍ수장고 등이 마련된다. 또 일대 아차산성과 홍련봉 보루 등과 고구려 역사공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고구려 역사문화관 건립이 완료되면 송파의 한성백제문화관, 강동 선사유적지와 함께 역사ㆍ문화ㆍ관광벨트를 형성, 외국인관광객 유치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역에서는 일자리를 비롯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컬처노믹스(Culturenomics)’의 주요 수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광진구 용역조사 결과 문화관 건립과정에서 720억원, 건립 이후 매년 4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와 서울시 역시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이 ‘1200만명 외국관광객 유치’라는 관광분야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국내 대표적 지역축제로 자리잡은 광진구의 고구려축제는 문화가 경제를 견인하는 컬처노믹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대표축제 대상을 받은 바 있는 고구려축제에는 매년 1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무엇보다 아차산 고구려 역사문화관은 고구려사를 비롯, 한민족 역사에 대한 ‘훌륭한 교과서’로 스스로의 위상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다. 역사의 교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은 감정이나 일시적인 관심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이 같은 의미에서 아차산 고구려 역사 문화관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후손들에게 고구려의 기백을 가르칠 살아 있는 역사현장이다. 광진구는 아차산 고구려 역사문화관의 성공적 건립과 운영을 위해 앞으로 더욱 매진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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