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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수집가가 벤처 CEO?

해골수집가가 벤처 CEO?해골 수집가, 화가, 약사, 가수, 아역스타, 중앙정보부 직원…. 국내 벤처기업 CEO들의 화려한(?) 과거다. 「벤처기업인」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들. 특이한 경력의 벤처기업인들은 말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이 벤처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도전과 창의성,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해골을 사랑한 남자=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다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한 무역 ASP전문업체인 카오스트레이드의 김웅범 사장. 그의 「경험」에는 해골을 수집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지난 94년 ㈜세코라는 이벤트 회사를 운영한 김사장은 식인족의 풍습과 유물을 전시하는 「공포의 해골문화」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적도의 더위와 싸워야 했다. 『해골과 식인용 도구를 구하기 위해 시계, 카메라 등 닥치는 대로 줬어요.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죠. 주위에서 저보고 미쳤다고 하더군요.』 ◇신사동 약사에서 사장으로=「사오정 전화기」를 개발한 ㈜YTC텔레콤의 지영천 사장은 신사동 약사 출신. 지 사장이 약대에 진학한 것은 부친의 뜻. 공부보다 건달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지사장을 염려한 부친이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대학가야 앞가림도 못할테니 자격증을 주는 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의대를 붙는다해도 공부를 따라잡기 어려우니 약대에 가 입에 풀칠이나 하라』고 했다는 것. 강남 신사동에서 약국을 차린 지사장은 벌이는 좋았지만 너무 단조로운 생활이 불만이었다. 80년 후반 무역회사에 뛰어들었지만 회사는 부도로 망해버렸다. 이후 양곡 도소매업 전문회사인 유일산업을 설립해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 IMF 한파를 맞아 모든 것을 빼앗았다. 기회는 다시 왔다. 동료 5명과 함께 개발한 초소형 전화기. 우려곡절 끝에 나온 사오정 전화기의 인기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아이디어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생활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상품화하고 싶습니다.』 ◇화가 사장=김홍년 한글로닷컴 사장은 700인의 현대화가중 한사람이다. 최근 미국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바람끼를 풍자한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현지 미술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지 미술가들은 자기들이 못한 자국 대통령 비꼬기를 한 동양인이 했다는 점에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고. 화가답게 그의 사무실도 인사동에 있다. 그는 요즘 사무실 윈도에서 판토마임 원맨쇼를 주말마다 여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사장님은 광대=벤처업계에는 「광대」 출신도 많다. 널리 알려진 사람이 인하대 출신의 한글과컴퓨터 전하진 사장. MIB테크놀로지의 강원일 사장은 숨은 「광대 사장」이다. 강 사장은 홍익대 전산학과를 4년 등록금 면제로 들어갈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그러나 졸업 평균학점은 2점을 조금 웃돈다. 그룹사운드에 미쳐 공부하고는 등을 쌓았기 때문. 강 사장은 지금도 사원면접을 볼 때 4점대 학점을 받은 사람은 「공부만 했다」고 여겨 우선(?) 탈락시킨다는 후문. 바람소프트의 신종관 사장도 막강한 광대다. 유명한 영화인 「파업전야」를 만들었다. 「꼬마 신랑」으로 유명한 김정훈(본명 김일명)씨도 최근 환경벤처 기업인 「메이」를 세웠다. ◇중정요원에서 벤처기업인으로=미래산업 정문술 사장은 중앙정보부 출신. 불혹(不惑)을 넘긴 마흔 셋에 사업을 시작한 늦깎이 사장이기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정 사장은 갑작스런 해직 조치로 사십이 넘은 나이에 직장을 잃었다. 친구의 소개로 전기부품공장에 투자했지만 퇴직금을 고스란히 날리고 말았다. 이후 반도체 제조장비에서 성공해 지금의 미래산업을 이끌었다. 그가 신참 벤처기업인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힘들더라도 논두렁 웅덩이의 물을 퍼내면 미꾸라지를 확실하게 많이 잡을 수 있지만 손으로 주물럭거려서는 요행으로 걸리는 몇 마리밖에 잡을 수 없다.』 /문병도기자DO@SED.CO.KR /김창익기자WINDOW@SED.CO.KR /정민정기자JMINJ@SED.CO.KR입력시간 2000/06/09 10:3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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