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구취, 질병따라 냄새 다르다

간혹 입에서 나는 좋지 않은 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 있게 입을 열지 못하기 때문에 대화에 지장이 있고 뜻하지 않게 기피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실제로 대인 관계에서 중요한 지장을 받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생활과 사업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입 냄새를 구취라 하는데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식사 후 입 속에 남은 음식 찌꺼기가 변성되어 냄새를 풍기는 가볍고 일시적인 경우며, 치주염 충치 같은 치과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그 다음으로 흔하다. 적극적인 양치질과 치과 치료로 해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구강 외의 원인으로는 코(비염 축농증)나 위장 간 신장 등의 문제가 원인이 된다. 자신이 지속적인 구취의 원인을 짐작할 수 없다면 전문적인 진맥과 진찰을 통해 어떤 장기가 원인이 되는 지를 먼저 알아내야 할 것이다. 보다 간단하게는 입 냄새를 직접 맡아 그 유형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입 냄새가 과일 향처럼 새큼한 냄새를 띈다면 당뇨 가능성이 있다. 인슐린의 분비가 줄어 탄수화물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대신 지방대사가 활성화되어 아세톤 성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것은 신장기능이 저하된 경우다. 노폐물의 배설이 잘 안되기 때문에 타액 속에 요소의 성분이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며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나기도 한다.

혹 계란 썩는 듯한 악취가 난다면 간 기능을 의심해봐야 한다. 황화합물이 잘 배설되지 못하고 싸여있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간 경화, 만성 간염 등에서 이 같은 입 냄새가 나타날 수 있다. 편도선과 비염 등은 냄새를 특정하기 어려운 악취를 코와 입에서 풍기게 된다. 백지 수세미 삼백초 등은 비염과 충농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 들어 침이 자주 마르는 것도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위장에서의 식체, 허열이 원인인 경우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구취를 줄이는 데는 녹차가 도움이 된다. 녹차(홍차)는 입 냄새를 없애고 충치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습관이 된 비염이나 감기를 극복하고 위열을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단백 고지방의 음식이나 향이 강한 양파 마늘 등 음식을 먹었을 때는 바로 양치질을 하고, 양치질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양배추 당근 샐러리 등을 마지막으로 씹거나 녹차로 입을 헹구는 것도 임시방편이 된다. 반면 커피 우유 담배 등은 냄새의 원인이 된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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