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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동반 불황' 위기 노출

■ 美·세계경제 앞날은소비 급속 위축… 美경제 경착륙 가능성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대참사는 경기둔화와 회복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하던 미국 경제를 침체로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본토가 보이지 않는 적에 의해 공격받고 5,000명 이상의 무고한 인명이 죽었다는 심리적 충격은 세계 경제의 유일한 원동력으로 지목되던 미국인들의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나스닥 거품이 붕괴되면서 기업의 투자는 지난 1년 사이에 급감했고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강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소비가 피로감에 쌓여 흔들거리고 있던 중에 이번 사건으로 크게 타격을 받게 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를 지냈던 제닛 옐렌은 "미국인들이 집에 가만히 앉아 TV를 보면(소비를 하지 않으면) 경제가 침체로 빠지게 된다"며 이번 참사가 미국인들의 소비를 줄여 경기침체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할 것을 우려했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외국의 수입을 줄이게 된다. 쿼터제로 묶인 수입품의 경우 쿼터 할당량을 줄이고 자유수입품목의 경우 무역규제를 통해 수입량을 제한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최근의 철강 분쟁 등이 그 단적인 예다. 이에 따라 국제교역량이 줄고 유럽과 일본 경제,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에 큰 타격이 가해질 것이 분명하다. 영국계 HSBC 은행은 "미국 경제가 L자형 경착률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율 기대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불황 가능성 농후 지난주 유럽 증시가 14년 전 블랙먼데이 이래 최대의 낙폭으로 하락, 뉴욕 증시도 17일 개장과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하락이 단기 쇼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지난 주에 나온 경제지표들을 보건대 단기 쇼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시건대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는 8월 91.5에서 9월에는 83.6으로 급락했다. 참사 이전에 조사된 지수가 93년 마이너스 성장 때 이후 최저이니 테러공격 이후의 신뢰도는 더 떨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상무부가 발표한 8월 공장가동률은 전달보다 0.8%포인트 떨어진 76.2%로 83년 오일 쇼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9월 공장가동률은 더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테러사건 이후 국경과 주요 지점에 대한 검문이 강화되면서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 공급이 지연되는 바람에 포드 자동차를 비롯, 미국 빅3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어떠한 비용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무제한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만일의 경우 금리를 대폭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투자정보회사인 스마트머니닷컴은 "이 같은 조치들만으로 경기침체의 벼랑에 내몰린 경제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미국 경제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충분히 악화돼 있었기 때문에 결국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긍정적 해석 이 같은 부정적 분석에도 불구, 미국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인들은 반세기 동안 주적이었던 소련이 붕괴된 후 지난 10년 동안 장기호황을 구가하면서 정신적으로 해이해졌고 사회지도층이 분열돼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단합하게 됐다는 것이다. 케네디 암살사건ㆍ진주만 피격사건에 준하는 대형참사를 당하고 부시 행정부가 여론을 한곳으로 모아 세계 지도력을 회복하고 과감한 감세정책으로 경제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는 "테러사태가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지만 이는 매우 일시적인 현상이며 조만간 정상궤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지의 컬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생산기반은 이번 사건으로 그다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서 피해상황은 미국 부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신뢰도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소수의 테러리스트에 의해 무참하게 당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금융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패닉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패닉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극복, 미국인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와 소비를 하고 생산활동에 나서면 미국은 일어설 것이다. 그 일시적인 패닉ㆍ후퇴가 얼마나 오래 가는가, 이를 부시 행정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극복하는가 여부가 미국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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