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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생산방식 바꿔 재고 없애고 용접 시간 단축… 원가절감 '환골탈태'

■ 日 경제부활의 아이콘 도요타를 가다

<상> 회사 기본 철학 빼고 다 바꿨다

도요타의 도쿄 본사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지난 5월8일 2015회계연도 실적발표장에서 도요타의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아키오 사장은 도요타 창업자의 3대로 4,600억엔의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2조7,600억엔대의 흑자로 바꿔놓은 주인공이다. /사진제공=도요타

범퍼 주문 순서대로 제작… 방대한 중간 재고 사라져

도장·용접시설도 단순화

비용 감소로 재투자 여력

해외공장 신설 재개 앞당기고 신차 개발·품질 강화 나서

연비 25% 높이기도 추진


도요타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업이다. 적기공급생산을 뜻하는 'JIT(Just In Time)'는 자동차 업계의 혁명이었다. '캠리'를 앞세운 도요타는 지난 1980년대부터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도요타의 세상이었다. 회사도 팽창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도요타는 세계 곳곳에 공장을 세웠다. 2005년 이후에도 매년 2개에서 4개의 신공장을 건설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다. 경기침체로 판매대수가 급감하면서 과잉생산물량이 무려 200만대 가까이 됐다. 4,600억엔이라는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도요타도 위기에 빠졌다. 이후 도요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출혈을 멎게 하는 게 필요했다"는 게 도요타 관계자들의 말이다.

우선 생산 방식을 바꿨다.

지금까지 도요타는 범퍼의 경우 같은 차종의 것을 모아서 생산한 뒤 설비를 교체해 다른 차종을 생산하는 '로트 방식'을 써왔다. 도요타는 이를 고객이 차를 주문한 순서대로 범퍼를 만드는 '혼류 잇코나가시' 방식으로 바꿨다.

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로트 생산이 상식이었던 범퍼를 잇코나가시로 바꿨다"며 "이를 통해 종래의 방대한 중간재고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용접도 단순화했다.

기존의 용접은 타점 하나당 약 3초의 시간이 걸렸다. 이를 원격 레이저를 이용해 약 0.3초에서 1초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차체 강성은 더 좋아지고 용접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정 단축도 이뤄졌다는 게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도장시설도 단순화했다. 예전의 도장시설은 높이만 약 10m에 달했다. 도요타는 부대시설을 소형화해 높이를 6.5m로 낮췄다. 초고장력 강판을 만들기 위해 강판을 가열하는 시간도 4~6분에서 10~20초로 단축시켰다. 그만큼 생산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이를 통해 도요타는 기존 시설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40%가량 줄였다. 무타 히로후미 도요타자동차 전무는 "기존 시설에 대한 투자액을 2008년도 대비 올해는 40% 절감했다"며 "절감된 투자를 자원으로 좋은 차 만들기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공장의 주변 지역이 매력적인 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데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력이 생긴 도요타는 해외 공장 신설도 재개하고 있다.

2013년 4월 도요타는 향후 3년간 공장 신설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당초 계획보다 한 해 빠른 올해부터 신규 착공에 들어갔다. 중국 광저우와 멕시코 공장이 그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도요타의 새로운 생산체계를 의미하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가 적용된다. 'TNGA'는 도요타에서 생산되는 차량끼리 하부와 엔진 등 주요 부분은 공유해 돈을 아끼면서 외관이나 내장처럼 고객이 민감한 부분은 철저히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여기에서 개발비용을 전보다 20% 절감해 이를 신차 선행개발이나 상품력 강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도요타는 'TNGA'를 통해 일반 차량은 연비 25% 이상, 엔진 성능은 15% 이상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브리드차는 각각 15% 이상 높일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도요타가 단순히 'TNGA'를 원가절감의 차원에서만 접근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가토 미쓰히사 도요타자동차 부사장은 "TNGA의 목적은 공용화나 원가절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다 좋은 차 만들기"라며 "차량의 기본 성능이나 상품력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 다음 효율화로 얻어진 자원을 차 만들기에 재투자한다는 개념"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흥시장 공략과 환율효과가 사라졌을 때의 대비책 마련은 도요타에도 숙제다. 중국(점유율 4%대)을 비롯해 브릭스 지역에서는 도요타가 약세다.

그럼에도 위기에 빠진 회사를 되살려낸 노력과 기본을 잃지 않는 자세는 우리 업체들도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요타만 해도 회사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은 '보다 좋은 차 만들기'다.

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이미 2011년에 1달러=85엔을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엔을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지금은 이익은 2조7,000억엔을 넘지만 엔저를 감안하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며 그만큼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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