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0세시대연구소와 서울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100세시대 인생대학'이 참가자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은퇴준비가 돈이 전부는 아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재무적인 부분 외에도 노후준비와 관련된 다양한 고민에 대한 방향성 제시를 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특히 50대 전후의 참가자들에게 다시 한 번 배움을 통해 삶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나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하고 모르는 것을 익혀 가며 평생 배우는 삶이 행복한 삶, 그 중에서도 꽤나 만족감이 높은 삶인 것은 분명하다.
사실 우리들 인생은 배움으로 시작해서 배움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중·장년이라고 하면 먹고 살기에 바쁘고,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아 교육의 필요성을 별로 못 느꼈고, 그저 남은 생을 보내면 그만인 시기였다. 하지만 100세시대가 보편화되면서 인생이 길어지고 있는 요즘의 중·장년 시기는 인생 후반기를 새롭게 준비하기 위한 또 다른 배움과 기회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중·장년 이후에 교육을 통해 얻는 것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연령대와는 차별화되어 다음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우선 새로운 자아의 발견이다. 인생 후반기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이런저런 사정들로 그 동안 포기해왔던 일을 하려는 생각이 강해진다. 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해서 은퇴와 동시에 무턱대고 시작하거나 잘할 수는 없는 노릇. 새로운 교육과 경험을 통해야만 진정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바로 인생 후반기에 새로운 자아의 발견과 정체성 재정립의 욕구가 교육을 통해 실현이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시간의 활용이다. 실제로 은퇴 이후 갑자기 늘어난 자신만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지루함을 느끼고 힘겨워할 수 있는데 그 대안이 바로 교육과 학습이다. 배움을 통해서라면 자연스럽게 시간활용이 가능하게 된다. 교육을 받기 위해 한 주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은퇴 이후 커다란 기쁨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회관계의 형성도 기대할 수 있다. 은퇴 후 사회적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 소외감과 고독을 호소하고 심할 경우 정신병적인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교육 참가는 일종의 사회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주변사람과 엮이기 마련인데, 같은 교육을 받는다는 것만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또 연령대가 비슷하다면 꽤 깊은 관계도 형성될 수 있다.
지적 만족감의 상승에도 효과적이다. 행복이란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인데, 교육은 바로 그 기쁨과 만족감을 고양시켜 준다. 자신이 학습을 통해 어제보다 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하고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을 통한 학습과 배움은 중·장년들의 인생 후반기에 많은 것들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성장기 젊은 시절에도 교육이 필요하지만, 은퇴를 앞둔 중·장년들에게는 다양한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노후설계에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은퇴 이후의 삶 속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대상이 바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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