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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회사채 만기물량 급증 파장

기업자금사정 다시 악화 가능성올 하반기에 회사채 만기물량이 급증하는 이유는 지난 98년의 투신사 채권형펀드 수탁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97년말 IMF사태로 폭등했던 금리는 98년들어 급락(채권가격 급등)했고 이에 따라 투신사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높자 거액자금들이 앞다투어 들어왔다. 이에 투신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회사채 매입에 나섰고 기업들도 이 기회를 이용, 대거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거품이 생기다 보니 기업신용에 대한 정확한 평가없이 부실기업들도 마구 회사채를 발행했고 그 결과 회사채 상환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되는 회사채 규모는 재경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가운데 BBB플러스 등급은 차환발행이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BBB제로는 반반 정도, BBB마이너스 이하는 차환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BBB플러스 이하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3ㆍ4분기 3조원, 4ㆍ4분기 7조5,000억원 총 10조5,000억원 규모이다. 이중 약 절반정도인 5~6조 정도가 차환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투기등급(BB플러스 이하)은 3ㆍ4분기 1조4,000억원, 4ㆍ4분기 2조7,000억원등 4조1,0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정부대책은 재경부는 올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한 시장경색이 없다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프라이머리 CBO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같은 수단으로 '일단'해 본다는 것이다. 투기등급등 저등급 채권을 모아 발행하는 프라이머리 CBO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돼 지난해중 17건 7조3,000억원이 발행됐고 올들어서는 7건에 3조5,000억원이 발행됐다. 또 투기등급 채권시장으로 정크본드 시장을 활성화시켜 일정부분은 여기서 소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단 기존제도로 대처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 신속인수제도와 같은 새로운 방안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 문제는 회사채 상환주체인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경영이 악화됐고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대폭 줄었다. 은행들도 기업의 신용도를 까다롭게 따지며 기업대출에 대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올들어 5월8일까지 유상증자 규모는 7,4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1,878억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결국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능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도래하는 대규모 회사채 만기물량은 해당기업은 물론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프라이머리 CBO나 신속인수제도, 채권형 펀드등을 통해 '안전망'을 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투기등급 채권를 편입하는 후순위채(CBO)펀드의 수탁고는 올들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또 대부분의 CBO펀드가 올해안으로 만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MMF자금이탈과 함께 이 같은 CBO펀드 만기도래는 투신의 회사채 인수여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프라이머리 CBO나 회사채 신속인수도 문제다. 프라이머리 CBO는 신용보증기금의 부분보증을 받는데 언제까지 신보가 도와줄 수는 없다. 회사채 신속인수는 올해말까지가 시한이다. 결국 올해는 그럭저럭 넘어간다 해도 신보의 부분보증과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기업들은 스스로 서야 한다. 위기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지연될 뿐이라는 주장은 여기에 근거한다. 안의식기자 홍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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