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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유커 못지 않은 무슬림 관광객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


'제2의 중동 붐'이 뜨거운 사막의 모래바람만큼이나 세차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전 세계 관광산업의 '큰손'으로 불리는 16억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 벗고 나서며 우리 관광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카타르와 인적교류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관광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타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만4,744달러(세계 3위)인데다 걸프만 안의 6개 중동산유국(GCC·걸프협력회의) 중에서 네 번째(56억달러)로 여행객의 외국지출 규모가 큰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

문체부는 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주요 산유국의 방한 관광객 수가 중국 관광객 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인당 지출액이 많은 VIP급 방문객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측면에서 우리 관광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중요한 잠재 고객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年 18%씩 늘어 지난해 73만명 방한

이에 발맞춰 문체부는 내년부터 5개 등급으로 구분되는 '무슬림 식당 친화 등급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최근 열린 농수산식품 수출개척협의회와 할랄분과위원회 등을 통해 할랄식품 수출·소비 확대를 위한 8대 과제를 선정하고 상반기 중 구체적인 발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무슬림 관광객이 우리나라 방한시 음식에 대한 불편함이 가장 컸다고 지목해 당장 먹거리에 대한 제도부터 개선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네 아버지 세대가 돈을 벌기 위해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 나가던 시절과는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기록하며 높은 소득 수준을 가지고 있는 중동의 무슬림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외국인 VIP 관광객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를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2012년 52만명, 2013년 62만명, 지난해 73만명으로, 연평균 18.6%씩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의료관광을 위해 방한한 무슬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 의료관광을 위해 방한한 무슬림 관광객은 다른 외국인 관광객 대비 무려 9.5배인 1인당 평균 1,771만원의 진료비를 지출했다. 2013년에는 3,511명의 무슬림 의료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왕족·부호가 대다수인 중동의 무슬림 관광객들은 유커보다 씀씀이가 크고 1인당 지출 비용이 크다 보니 호텔·백화점·대형병원 등에서도 이들을 모시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마련에 부단한 노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앞서 과연 우리는 그들을 맞이한 준비가 돼 있는지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인종차별 등 그들에 대한 편견과 함께 글로벌 이슈인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인한 적대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슬림 관광객 모시기도 좋지만 그보다 그들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편견을 없애는 첫 번째는 그들의 종교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슬람 신자를 뜻하는 무슬림은 '복종하는 사람'을, 그들이 믿는 종교 이슬람은 '복종'을 뜻한다.

한마디로 무슬림이란 '유일한 신, 알라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들에게 율법이 생활이자 문화인 이유다. 그렇기에 무슬림은 그들의 율법에 따라 도축된 고기, 즉 '신이 허락한 음식'인 할랄 푸드를 먹고 종교의식을 거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다.

종교 등 문화 이해 노력이 중요

제도적 개선, 인프라 구축 등 행정적 제도 마련에 앞서 과연 그들이 왜 할랄 푸드를 먹고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하는지 그들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문화부터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앞서야 우리나라를 찾는 무슬림 관광객의 발길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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