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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얄듀크'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부산 지역 건설사 동원개발은 2011년 총 5,071가구의 아파트를 공급, 업계 6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울산 우정혁신도시와 부산 화명신도시 2곳에서 1,497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7~8곳에서 총 3,0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주택사업 못지않게 토목ㆍ건축 부문에서도 수주가 활발해 2011년 2,163억원의 매출 중 공사수익이 1,008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 대구를 연고로 하는 중견 건설사인 ㈜서한은 지난해 8월 경북 달성군 현풍면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63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했다. 이 업체가 부지 매입과 시공ㆍ분양까지 함께 한 자체 사업으로 아파트를 공급한 것은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자체 사업뿐 아니라 시행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1,417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 서한은 토목ㆍ건축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대형 건설사마저도 주택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중견 건설사들이 토목ㆍ건축 부문에서의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개발과 서한ㆍ금성백조주택 등 지역 건설사들이 올 들어 주택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토목ㆍ건축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역 내에서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면서 역외 진출도 꾀한다는 전략이다.
동원개발과 서한ㆍ금성백조주택은 토목ㆍ건축 부문의 도급공사 위주로 성장한 건설사다. 2011년 매출을 기준으로 공사수익 비중이 동원개발과 금성백조주택은 각각 47%와 43%를 차지하고 서한의 경우 100%에 달한다.
동원개발은 2011년 이후 부산신항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일반산업단지 2공구 조성공사(123억원)와 통영법송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220억원), 정관신도시 박물관 신축공사(51억원)를 잇따라 수주했다. 서한도 지난해 말 하남미사 A16블록 공공아파트 신축공사(205억원)와 대구메디컬센터 신축공사(155억원)를 따내는 등 토목ㆍ건축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을 자랑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금성백조주택은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배재대 하워드관을 시공하는 등 건축 부문에서 대형 건설사 못지않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거점에서 다양한 토목ㆍ건축공사를 수행하면서 탄탄한 기반을 닦은 이 업체들은 주택사업도 근거지 위주로 전개하면서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내 주민들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양질의 택지를 미리 확보해놓고 적기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한의 한 관계자는 "풍부한 지역 정보를 바탕으로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는 평면을 제공한 것이 높은 청약률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호시탐탐 역외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서한은 KCC건설과 함께 8월 울산우정혁신도시에 42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며 세종시 내 공동주택용지 구입도 검토 중이다. 2010년 1월 고양 삼송지구에 아파트를 공급한 후 부산ㆍ경남에서만 13개 단지를 잇따라 분양했던 동원개발은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면서 사업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남미사지구(808가구)와 용인시 역북동(880가구) 등 수도권 공급 계획이 잡혀 있다.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 론칭 10년 만에 수도권에 진출, 동탄2신도시에 485가구를 공급한 금성백조주택은 올 하반기 대전 유성구 죽동지구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지역 건설사들이 무리한 시장 확대보다는 근거지 위주의 사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토목ㆍ건축 부문과 주택 부문의 균형을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지역 건설사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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