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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산세 과표 발표] 문제점은 없나
입력2003-12-03 00:00:00
수정
2003.12.03 00:00:00
조충제 기자
`같은 시가의 재산에 대해 동일한 재산세를 부담시킨다`는 과세형평성의 원칙에는 충실하지만 이번 조치의 가장 큰 과제는 불을 보듯 뻔한 조세저항을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 하는 것이다.
◇조세 저항 불 보듯 뻔해=건축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과세하는 재산세는 매년 소득에 비례에 내는 소득세나, 거래를 통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보다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세다.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마련한 것도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 시가가 훨씬 싼 강북의 아파트 보다 재산세를 적게 내는 그 동안 불형평을 시정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당장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쪽의 조세저항도 크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재산세를 1배 이상, 많게는 7배까지 많이 내야 하는 23만건의 공동주택 보유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기준시가가 최소 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가진 자들이 연간 80만원 정도 재산세를 더 낸다고 `눈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지난 10ㆍ29 대책이후 대폭 강화된 부동산 거래세까지 감안하면 조세저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까지 정부의 보유세 대폭인상 방안에 대해 줄곧 반대해 오고 있어 조세저항은 더욱 크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자체 반영비율 미지수=각 지자체에서 과연 얼마나 이번 개편안 내용을 실제로 반영할 것인가도 새로운 과제로 대두된다.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시, 군, 구청장은 세율은 10%, 과표는 50%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한 권한을 갖고 있다. 각 지자체가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한대로 세율과 과표를 조정하면 이번 정책의 효과는 물론 형평성도 개선되는 효과가 적어 진다.
행정자치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이날 서초구측에서는 “법률에 정한 권한 범위내에서 구민의 재산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애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초구와 송파구는 재산세 가감산율을 소폭만 반영했다.
◇형평성ㆍ시가반영엔 한계=지자체장들이 정부의 권고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해도 형평성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 강남과 강북 아파트 보유자, 서울과 지방 아파트 보유자들간의 형평성은 높아지지만 단독주택 및 상가건물 보유자들에 대한 불평등성은 전혀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투기와 관계없는 장기 보유자는 오히려 역차별을 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에다 이번 조치대로 시행될 경우 지자체의 재산세 수입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강화되어 지역간 균형개발이라는 또다른 정책과제와도 상충될 우려가 있다.
또 이번 개선방안이 그대로 시행되어도 시가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정부도 건물과표 산정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하여 토지의 `개별공시지가제도`와 유사한 `개별공시건물가격제도`도입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또 내년에 건물과표 산정시 평방미터당 기준가액을 46만원까지 대폭 올리고 대신 재산세율 체계를 인하조정하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중과세 논란ㆍ투기억제 미지수=이번 재산세 강화방안은 당장 이중과세 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 공동주택, 즉 아파의 시가는 건물가치와 땅값이라고 할 수 있는데 땅에 대해 종합토지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재산세를 시가로 매기면 땅값에 대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까지 고려하면 이중과세 문제는 더욱더 심화된다.
부동산 투기억제도 미지수다. 올라가는 재산세 부담이 부동산 매매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또 기준시가를 올려 다시 재산세 부담이 높아지겠지만 당장 부동산 보유에 부담을 느끼는 보유자에겐 가격전가의 유혹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 투기대상을 공동주택에서 토지로 몰아 부치는 부작용을 가속화 시킬 위험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0ㆍ29 부동산 대책과 함께 부동산에 대해 `사지도 팔지도, 보유하지도`못하도록 거래세는 물론 보유세까지 강화함으로써 부동산에 몰려있는 자금이 이탈하기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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