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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가항공사… 가격파괴와 안전 운항의 딜레마

다음달 17일 우리나라 취항이 예정돼 있는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LCC) 에어아시아가 파격적인 특가 항공권을 내놓자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12일 계열사인 타이 에어아시아엑스를 통해 6만9,000원짜리 인천~방콕 편도 항공권을 선보였다. 이는 국내 저가항공사의 특가상품(평균 15만6,0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에어아시아의 공세에 맞서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경쟁적으로 특가상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 머지않아 항공권 가격파괴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권 값이 싸지면 여행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 등이 있으나 그렇다고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항공권 가격이 떨어지면 항공사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하고 결국 비용절감으로 연결돼 서비스 질 하락과 항공기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5개 저가항공사의 사고발생률은 우려할 만하다. 국토교통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저가항공사 운항이 본격화된 2006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저가항공사의 사고·준사고 발생률은 0.63건(1만운항횟수당)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0.17건)에 비해 4배가량 높다. 한국공항공사가 조사한 지난해 정비사유로 인한 지연·결항률도 대형 항공사와 비교하면 최대 3배나 웃돌았다.

이런 실상은 항공기 노후화와 운항경험·전문인력 부족, 정비불량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내에 취항하는 해외 저가항공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필리핀 국적의 세부퍼시픽을 비롯한 상당수 해외 저가항공사들은 잇따른 착륙사고로 이미 유럽연합(EU)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그만큼 안전 관련 투자에 인색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부도 외국계 항공사 안전에 대한 독자규정을 마련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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