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그대 에필로그가 화제가 되고 있다.
에필로그의 사전적 의미는 내용이 완결된 후 작가가 자신의 주장, 해석 또는 최종적인 결말 등을 진술하는 종결 부분이다. ‘별그대’ 박지은 작가는 에필로그를 통해 본편에서는 그려지지 않았던 부분을 보여준다거나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흥미를 높이고 있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빼놓을 게 단 하나도 없다. 전지현의 당당하고 뻔뻔한 연기와 겉은 멀쩡한데 속에는 늙은이가 숨어있는 것 같은 김수현의 능글맞은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배우들의 열연을 뒷받침하는 박지은 작가의 탄탄한 대본은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키고 있다. 특히 방송말미 등장하는 에필로그는 ‘별 그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광고화면이 나오기 전까지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2분가량의 영상으로 등장하는 ‘별 그대’의 에필로그는 극중에서 시간상 전개하지 못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셈.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여배우 천송이(전지현 분)의 속마음이 공개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1화 에필로그에서는 조선시대를 거쳐 2014년 현재까지 총49년의 군 생활을 한 민준의 에피소드가 등장했고, 2화에서는 천송이의 인터뷰 장면이 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12년 전 송이를 구해준 민준이 천송이의 첫사랑임을 드러냈다.
또한 5화 에필로그에서는 천송이와 도민준의 발코니 씬을 재구성해, 민준이 천송이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암시했다. 또한 지난 2일 방송된 6화 에필로그에서는 전지현의 대표작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패러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8일 방송된 7화 에필로그는 재경(신성록 분)이 곰 인형 몰래카메라를 통해 본 송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홀로 머물고 있는 송이의 일상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칩거 생활에 돌입한 여배우 천송이의 폐인생활은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하지만 곰 인형 속 카메라를 발견한 민준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재경의 모습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2분 남짓한 에필로그를 통해 박지은 작가는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게 하는 필력을 발휘했다.
이처럼 ‘별 그대’는 에필로그를 통해 시청자들에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박지은 작가와 장태유 감독의 치밀함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한 재미와 웃음 제공을 넘어서 ‘별 그대’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에필로그는 극 전개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다양한 에필로그를 통해 세세한 등장인물 설정과 외계인과 인간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가정을 충분히 이해시키며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