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연맹은 “지난달 초 박태환 측에 런던올림픽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영연맹 포상 규정에 따라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딴 박태환에게 돌아간 포상금은 5,000만원이다.
박태환이 수영연맹 포상금을 손에 쥐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애초 수영연맹은 박태환에게 포상금을 주지 않고 이 돈으로 다이빙 유망주의 국외 전지훈련 비용에 대기로 해 논란을 불렀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월 열린 대한수영연맹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2012년도 자체감사 결과 보고를 통해 드러났다.
박태환 측과 상의는 전혀 없었던 이 결정에 수영연맹이 박태환에게 ‘괘씸죄’를 씌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런던올림픽 때 경기를 모두 마치고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귀국하려 했다는 점, 수영연맹 주최 마스터스 대회 시범에 불참했다는 점 등 때문에 박태환이 연맹에 밉보였다는 것이다.
런던올림픽 이후 SK텔레콤과의 후원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후원사를 찾지 못한 박태환이 자비로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 이 같은 일이 알려지고 외신에도 소개되면서 수영연맹을 향한 비난이 거셌다.
결국 수영연맹은 지난해 5월 초 이사회를 열어 박태환이 받아야 할 포상금을 규정대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사회 결정 이후 박태환이 포상금을 받기까지는 9개월이 더 걸렸다. 게다가 수영연맹이 촌외훈련 규정 적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올해 1월 대한체육회에 제출된 수영국가대표 강화훈련 참가자 명단에 박태환이 빠져 한 달치 훈련수당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수영연맹은 “관련 예산이 없었던 터라 올해 2월 대의원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예산을 확보해서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이사회에서 정한 사항”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태환은 어렵게 받은 올림픽 포상금을 수영 꿈나무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쓸 계획이다.
박태환의 아버지인 박인호씨는 “조만간 인천시와 함께 태환이의 이름을 건 장학재단을 설립한다”면서 “이번에 받은 포상금은 재단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포상금 1억원을 대표팀 코치진과 전담팀 관계자들에게 5,000만원씩 나눠 건넸고,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포상금 5,000만원은 꿈나무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써달라며 수영연맹에 맡긴 바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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