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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안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


2003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폭발했다. 우주비행을 마치고 대기권에 진입하던 중이었다. 금의환향을 꿈꾸던 승무원 7명 전원이 숨졌다. 사고 수습 후 밝혀진 원인은 뜻밖이었다. 발사 80초가량 뒤에 연료탱크에서 떨어져나간 단열재 조각이 문제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단순한 현상이라 판단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사소한 문제를 간과한 게 화근이 됐다. 조각에 부딪힌 날개 부위의 과열로 컬럼비아호는 산산조각 났다.

사소함의 힘은 이렇듯 강하다. 수학에서는 '100-1=99'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하지만 안전과 관련해서는 '100-1=0'이 될 확률이 높다. 1%의 부주의가 100%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사망 101명, 부상 202명,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악의 가스사고로 남아 있는 1995년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도 그랬다. 가스관을 규정보다 낮게 묻고 허가 없이 무단으로 굴착 작업을 진행한 안전 불감증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렀다. 작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더욱 지울 길이 없다.

사고 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대구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가스 안전관리 체계는 선진화됐다. 당시 하루 2건 수준이던 가스사고는 지난해 사흘에 1건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더불어 10년 연속 대형 가스사고 제로화도 달성했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사소한 부주의가 또다시 큰 재앙을 일으킬지 모른다. 최근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유해화학물질 및 독성가스 누출 사고와 사용자 취급 부주의 가스사고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안전 문화가 뿌리 깊이 정착하지 못했다. 어쩌면 경영자와 근로자, 그리고 국민들에게 아직도 '사고는 나와 무관하다'는 안일한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자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사고는 결코 나와 무관하지 않고 방심하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앞서 말한 100-1=0이라는 안타까운 공식이 성립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사후 대책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범국민적 안전 문화 확산이다.

1대29대300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1건의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유사한 경미한 사고가 29건 일어나고 그보다 먼저는 300여차례의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고 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짐이 나타나게 마련이니 경각심을 갖고 미리 대응한다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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