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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1단계 구간이 개통한 지 7개월여가 지났지만 정작 최대 수혜지로 꼽혔던 판교신도시 역세권 주변은 상가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21일 상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강남역과 정자역을 잇는 18.5㎞의 신분당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됐지만 판교역 주변은 상권의 모양새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 역세권 활성화가 기대됐던 판교 중심상업지역의 경우 공급된 상업용지 21필지 2만4,089㎡ 중 준공된 건물은 6동에 불과하고 그나마 로열층으로 불리는 1층 입점 점포도 16곳에 그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신도시 상권 형성에 시간이 걸리는 점과 서울로의 수요층 이탈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교역은 거주민들의 이동수단에 불과할 뿐 역세권의 면모를 갖추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강남ㆍ분당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소비자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늬만 역세권인 판교역의 현실은 이미 예고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신도시에 상업시설 공급시기는 아파트 입주시기와 동일하게 맞물리기 어려운 구조"라며 "지난 2008년 12월 말 판교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2009년 하반기에야 주변 상가들이 하나둘씩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신도시라도 경기여건에 따라 상업용지 판매가 늦춰지다 보면 상가 공급시기가 늦어진다는 설명이다.
높은 분양가도 상권 활성화를 더디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판교 중심상업지역의 3.3㎡당 가격은 5,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1층 66㎡의 매입가가 10억원대를 훌쩍 넘길 정도다. 분양가가 높다 보니 점포주들이 500만~600만원선의 월세를 요구해 세입자의 입점도 쉽지 않다.
박 소장은 "최근 재개된 알파돔시티 사업과 테크노밸리 일대 기업 입주가 본격화하면 상권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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