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소소한 일상생활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삼성동 사저를 떠나면서 주민들로부터 선물받아 관저에서 키우게 된 진돗개 두 마리에게 최근 암컷은 새롬이, 수컷은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두 이름을 합치면 '새로운 희망'이라는 뜻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 철학을 담고 있다. 독신인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편안, 장관 인사청문회 등 국정운영이 난맥상을 겪을 때는 새롬이와 희망이를 보면서 긍정과 희망의 마음을 다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소탈한 자세는 청와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와 청와대 건물은 똑같다"며 "본관과 집무실 화장실에 여자 변기 옆에 남자 소변기가 있었는데 이를 떼어내고 타일로 마감한 게 전부이며 관저도 도배만 새로 한 정도"라고 말했다. 이전 영부인 집무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집무실 1ㆍ2층의 모든 가구 대부분이 20년 이상 돼 천갈이를 해 쓰는 경우가 많고 본관은 대통령이 머물지 않을 때에는 일절 냉난방을 하지 않아 최근에는 비서진 방보다 추웠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외교 비서관의 말을 인용, 박 대통령의 외국어 실력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 자서전에 보면 한국어ㆍ영어ㆍ스페인어ㆍ중국어ㆍ불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고 돼 있는데 배석한 통역에 따르면 일본어를 하는 것은 본적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영어는 세련된 표현을 사용한다"면서 당선인 시절 주한 영국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 대사가 "한국에서 공부한 적은 있지만 한국어를 잘 하지는 못한다"고 말한 데 대해 "It's the thought that counts(해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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