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로크(63ㆍ사진) 주중 미국대사가 20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11년 8월 부임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로크 대사는 중국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주중 대사를 맡아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로크 대사는 이날 대사관 공보관을 통해 발표한 e메일 성명에서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내년 초 대사직에서 물러나 시애틀의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세한 사임배경이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미국과 중요한 이해관계가 많이 걸린 양자관계 중 하나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던 것은 거대하고도 값진 도전이었다"라며 "주중 대사로 일한 것은 인생의 영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로크 대사는 화교 3세로 미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는 등 미국 주류사회에서 활동해왔다. 1983년 민주당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워싱턴주지사, 상무부 장관 등을 거쳤다.
미국에서 화려한 정치권력을 갖춘 중국계 미국인인 로크 대사가 2011년 대사로 취임하자 중국인들은 그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부임 당시 수행원 없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할인쿠폰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시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로크 대사는 중국 당국과는 팽팽한 긴장 속에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고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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