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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華 5,000년 역사의 숨결을 머금다

황하문명의 발상지 산시성

스러우(市樓)에서 내려다본 핑야오(平遙) 고성 거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핑야오 고성에서는 아직도 2500년 전 옛 마을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예전부터 교역이 활발했던 곳으로 이곳 상인들은 지금도 중국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상인들로 꼽힌다.

명·청(明·淸)시대의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왕자다위안(王家大院). 방대한 규모 못지 않게 내부에 장식된 다양한 조각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궈스(正果寺)를 오르는 계단.

인펑스(云峰寺)에서 바라본 몌산(綿山)의 모습.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이라고 불리는 몌산은 매년 13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수많은 유물·유적이 가파른 절벽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현대를 보려면 상하이를, 중국의 근대 500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5,000년 중국 역사를 보려면 산시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시성(山西省)은 중국에서도 가장 중국다운 면모를 간직한 곳 중 하나이다. 황하 문명의 발상지이자 '누들 로드'의 시발점인 산시성은 중국의 장대한 역사와 문화가 곳곳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또 '중국의 지하 문화재는 산시(陝西)에, 지상 문화재는 산시(山西)에 있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시(山西)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산재해 있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고도(古都)로의 여행은 그래서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x산(綿山)=산시성(山西省) 성도(省都)인 타이위안(太原)에서 3시간 정도 가다 보면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해발 2,556m 높이의 장엄한 ?x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x산은 산둥성과 산시성을 나누는 경계가 되는 타이항(太行) 산맥의 한 갈래인데 장엄한 비경이 압권이다. 중국의 절개(節槪) '개자추'의 일화와 '한식(寒食)'이 유래된 곳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석탄 산지로 유명했으나 최근 중국 광산 부호가 18억위안을 들여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해발 2,000m, 길이 25㎞에 달하는 석회암 협곡을 따라 구불구불한 산허리를 오르다 보면 하늘을 가르는 절벽 사이로 촘촘히 박힌 건축물들이 마치 햇살을 머금은 보석처럼 반짝인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교도 만날 수 있다. 도교와 불교의 성지이기도 한 ?x산에는 총 16존의 등신불이 있어 중국에서 등신불이 가장 많이 모여 있다. 주요 관광지인 인펑스(云峰寺)와 정궈스(正果寺)에 불교 10존과 도교 4존을 합해 14존의 등신불이 있다. 지난 1940년 일본의 침공으로 사찰이 파손되고 유물이 훼손됐지만 대대적인 ?x산 개발을 통해 곳곳에 흩어져 있던 석상이나 석불 등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중국인의 자국 문화재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정궈스는 남북조 말 담난대사가 정토사상을 대중적으로 보급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궈스를 출발해 가파른 절벽을 따라 자동차로 10분 정도 내려오면 1,000척(약 3㎞) 높이의 웅장한 하늘다리 '톈차오(天橋)'와 갈족 노예 신분에서 황제 자리까지 오른 서진의 왕이 무술을 연마했다는 '스자이(石寨)'가 나타난다. ?x산의 석상과 석불을 수집해놓은 도교사원 따뤄궁(大羅宮)에서는 최치원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 있어 한국인으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명∙청 시대를 한눈에 보는 왕자다위안(王家大院)=?x산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왕자다위안은 신비로운 돌이 떨어졌다는 영석현(靈石縣)에 위치하고 있다. 건조하고 습도가 낮은 분지에 세워져서 그런지 구조도 독특하다. 건물 외벽은 황사를 막기 위해 높이 쌓아 올려져 있고 벽돌은 주변의 황토를 이용해 만들었다. 지붕은 밖에서 안으로 길게 내려와 있는데 복과 기운이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방이 1,000칸이나 되고 한때 남자만 3,000여명이 거주했다고 하니 규모를 상상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안에 들어서면 비좁은 통로가 즐비해 마치 미로 속을 걷는 느낌이다. 점성이 약한 황토 벽돌을 이용해 건물을 지은 후 견고함을 더하기 위해 나무를 박아 벽을 쌓아 올렸다. 입구는 서∙예∙악 등과 관련된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곳에 사는 후손들이 출중한 능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조상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는 듯하다. 대원 안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명∙청 시대의 부조와 조각,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태평성대를 바라는 연꽃, 부를 상징하는 박쥐, 허심을 갖지 말고 높이 오르라는 대나무 모양의 조각 등 소박하면서도 실용적인 명나라 건축 양식과 화려한 청나라 건축양식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눈이 호사를 누리기에 충분하다. 32m에 달하는 대원의 가장 높은 곳에서 안을 내려다 보면 왕(王) 자로 새겨진 내부 통로가 보인다. ◇2,500년 전으로 떠나는 타임캡슐, 핑야오구청(平遙古城)=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핑야오구청은 총 면적 1,260㎢, 성벽 높이 12m, 성곽 둘레 6,163m로 당시 주변 소수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다른 고성에 비해 산업화의 영향을 덜 받은 핑야오구청에서는 2,500년 전 옛 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서주(西周) 시대부터 요새로 건립되기 시작했다. 토성 위에 벽돌을 얹어 만든 성벽과 잘 정비된 노변을 따라 올려진 건축물 대부분은 14세기 명나라 시대에 지어졌다. 성벽에는 3,000개의 구멍이 나 있는데 공자의 3,000 제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성 안에 자리한 거북이 모양의 옹성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철옹성으로 외적이 성벽을 뚫고 침입할 경우 2차 방어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당시 최대 번화가였던 이곳은 중앙대로를 중심으로 거주지역과 상업지역이 분리돼 있고 명∙청 시대 건축∙문화∙경제∙사회의 발전상을 간직하고 있다. 상점에 들러 이곳을 찾는 방문객 수를 물어봤더니 하루 6만~7만명 정도가 관광을 온다고 한다. 핑야요 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18.5m의 스러우(市樓)에 올라 고성을 내려다보니 옛 도시의 웅장함이 어렴풋하게나마 느껴진다. 스러우에는 재물을 상징하는 관우상이 있는데 상업이 번창했던 도시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고건축물 사이로 오가는 관광객과 마을을 덮고 있는 고지붕이 2,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묘하게도 신구의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는 중국 최초의 민영은행인 표효(票號) 르성창(日昇昌)이 있는데 크지는 않지만 19세기 산시 금융업을 전성기를 전해준다. 염색산업이 발달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지불 방법이 필요했던 당시 교류를 위해 수표와 예금제가 발달하게 됐고 이곳을 시발점으로 중국 전역에 통용됐다고 한다.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없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산시성의 매력은 도시 생활에 지친 여행객의 마음을 이끄는 강한 매력을 뿜어낸다.
여행 메모
산시성(山西省)은 그동안 국내에서 직항편이 없어 베이징에서 중국 국내선 항공기나 기차를 타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월16일 첫 취항한 아시아나항공의 전세기가 오는 10월28일까지 운항돼 보다 편리하게 갈 수 있게 됐다. 산시성 성도(省都) 타이위안(太原)과 인천을 연결하는 첫 번째 정기 국제 여객노선으로 월요일과 금요일 주 2회 운항하며 2시간 남짓 걸린다. 전세기 한국사업자 겸 여행사인 레드팡닷컴(02-6925-2569)을 비롯한 일부 여행사들이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산시성의 볼거리인 ?x산(綿山)∙핑야오구청(平遙古城) 등을 돌아보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여 산시성 관광이 보다 용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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