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4%를 기록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로 도매물가가 급등하고,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어 일본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이날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달 일본 정부가 전망한 2ㆍ4분기 성장률 3.3%보다 높은 것이다. 이같은 높은 성장세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예상외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0.9%감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0.2%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수입물가 앙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2ㆍ4분기부터 가계와 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도매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7%나 올라 27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도매물가 상승은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르고, 이는 결국 소비위축과 임금 상승 압박으로 이어져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나 줄어든 1조3,800억엔(129억달러)로 집계됐다. 또 1ㆍ4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17.5% 감소해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엔화 강세 추세가 일본 제품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으며 기업수익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엔화는 달러화 대비 4%가량 절상됐다. 일본 3위 자동차 업체인 닛산은 올해 이익이 9년만에 가장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RBS증권의 야마자키 마모루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와 원자재 비용의 급등, 미국 경제 침체 등으로 일본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리먼브러더스의 가와사키 케니치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는 이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설비 투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