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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과학교과서가 잡지 형태로

축구스타 설기현 사진으로 '작용·반작용' 설명<br>화려한 그림·사례 활용 "과학이론 쉽게"… 내년부터 전국고교 보급


축구스타 설기현의 치열한 몸싸움 장면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며 운동에너지 법칙을 설명하는 내용.

지난 1912년 침몰한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 사례를 적용,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을 설명하는 교과서 내용.

"1912년 4월. 2,0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가 거대한 빙산과 충돌한다. 구조선이 도착한 것은 타이타닉호 침몰 1시간 50분 뒤. 이 때는 이미 총 승객 2,201명 중 구명정을 타고 있던 712명을 제외한 모든 승객이 숨을 거둔 상태였다. 구명복을 입고도 물에 빠진 승객들이 모두 사망하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같은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사례를 통해 앞으로 모든 고교 1년생들은 인체 내 체온조절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영화 타이타닉의 생생한 컬러 사진과 체내 열발산의 원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시원한 그래픽으로 '저체온증'의 위력을 설명하는 차세대 과학교과서(사진)가 내년부터 전국 일선 고교에 보급된다. 물질, 생명, 에너지, 환경 등 6개 주요 과학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정부는 기존 교과서 내 촘촘한 나열식 이론설명을 모두 몰아내고 이 자리를 생생한 현장사진과 화보, 실생활 사례로 채웠다. 이에 대해 일선 과학교사들은 이론 위주의 딱딱한 과학교과서가 흥미진진한 '잡지'형태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모든 검정 절차를 마치고 전시본이 출간된 차세대 과학교과서의 달라진 모습을 살펴본다. ◇설기현(?)이 소개하는 운동에너지=차세대 교과서의 가장 큰 변화는 400페이지에 자리잡은 세계적 축구스타 설기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다. 작용ㆍ반작용 법칙 등 모든 과학원리를 실생활 사례에 접목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설기현 선수와 한 외국선수가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며 공을 선점하려는 사진을 통해 두 물체 사이에 동시에 일어나는 '작용ㆍ반작용'의 운동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스페인 수비수를 따돌리기 위해 좌우로 몸을 움직이는 이른바 페인트 동작을 집어 넣어 원래의 운동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의 '관성의 법칙'을 얘기하고 있다. 한국 선수의 페인트에 속아 순간 관성의 법칙에 갇힌 스페인 선수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 인체 내 근육을 설명하는 데에는 형형색색의 맛깔스러운 초밥 사진이 동원됐다. 초밥 위에 얹는 생선의 색깔이 서로 다른 이유는 바로 미오글로빈이란 물질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 때문에 앞으로 학생들이 초밥을 먹을 때마다 참치, 다랑어 등 미오글로빈이 많은 적색근 어류와 넙치(광어), 가자미 등 백색근이 많은 어류를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과학지식에 논리력까지 강화=화려한 사진 위주로 짜여져 있다고 해서 차세대 교과서를 단순한 흥미 위주의 책으로 평가하면 큰 오산이다. 교과서가 가장 큰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회 논쟁적 이슈들을 과감히 지면에 실었다는 점 때문이다. 예컨대 교과서 386~387페이지에는 '시험관아기-불임부부의 희망인가, 수정란 권리 침해인가'를 주제로 심화학습을 유도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인공수정시 발생하는 수정란 소유권 문제와 질변 유전자를 솎아 내고 자궁에 착상시키는 이른바 '맞춤아기' 문제 등 과학의 발달로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법ㆍ윤리 논쟁들을 제시했다. 또 교과서 518~519페이지에서는 영국 남성의 정자 수 변화 등 생생한 현실 사례를 소개하며 환경호르몬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단순한 과학지식 전달 체계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기만의 논리로 이러한 논쟁을 고민하고 나름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야말로 새 교과서가 지향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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