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랩어카운트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줄 수 있는 신형 랩어카운트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서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는 '스위칭'이나 '스탭다운' 등의 목표전환형 랩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앞서 자산운용사가 유사하게 수익을 관리해주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내놓은 데 대응하는 측면도 있는데, 1대1 맞춤형 자산관리를 표방하는 랩으로서도 역시 안정된 운용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대우증권은 자문형랩으로 운용하다가 미리 약정한 일정수익률에 도달하면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유동자산으로 운용되는 채권형랩으로 자동 전환되는 '대우 오토 스위칭 랩(Auto Switching Wrap)'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시장상황에 따라 자문형랩에서 채권형랩으로 자동전환함으로써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하나의 계좌에서 자문형랩과 채권형랩을 접목시킨 상품이다. 하나의 랩 계좌에서 다수의 하위 랩을 편입할 수 있는 '랩 오브 랩' 시스템을 활용한 셈이다. 최초 가입 때에는 자문형 랩으로 운용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다 약정된 전환수익률(7%)을 달성하면 별도의 전환수수료 없이 RP 등 유동자산으로 운용되는 채권형랩으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다. 또한 채권형랩으로 전환된 후에도 코스피지수가 전환일 대비 마이너스(-)10% 이하로 하락하면 다시 자문형랩으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으로 상승장에서의 수익 추구와 함께 시장 변동성을 이용한 수익 기회를 제공하게 돼 있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는 "오토 스위칭 랩은 최근 유행했던 목표달성형 상품 가입시 단기간 목표달성 및 재가입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생기는 측면을 개선한 상품" 이라며 "일정 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자에게 비용절감 및 추가수익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석삼조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목표전환형 랩으로 '한국투자 스탭다운 랩'을 내놓았다. 스탭다운 랩은 수익률에 따라 포트폴리오 자산을 안정되게 배분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상품은 자산배분 기준수익률에 도달하면 기존 주식 편입비중을 축소함으로써 적극적인 위험관리를 실시한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액 5,000만원을 기준으로 7% 수준의 자산배분 기준수익률에 도달시에 당초 100%인 주식 자산의 비중을 50% 이하로 축소하고, 수익률이 9%까지 도달하면 30% 이하로 주식비중을 축소해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이번 스텝다운 랩은 자산배분 기준수익률을 7%와 9%로 정했지만 향후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자산배분 기준수익률을 다양화한 스탭다운 랩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과 목표전환형 랩의 도입이 는 것은 앞서 스폿랩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계기가 했다. 스폿랩은 목표수익률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랩을 청산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하는 랩 상품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단기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단타 매매를 하는 등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고 결국 지난달 판매금지 규제를 받았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재빨리 대안상품 출시로 대응했는데 '목표전환형 랩'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더라도 일시 상환하지 않고 주식 비중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투자행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환대상에는 채권 등 보다 안전자산이 사용된다. 일부에서는 스폿랩과 비슷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최근의 조정장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목표전환형 랩 도입은 증권사들간에 새로운 붐이 조성되고 있다. 자문형 랩 시장의 강자인 삼성증권은 앞서 '체인지 랩'을 내놓았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며 주식투자 비중을 0~100%로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고 역시 목표수익률(8%)을 달성한 후에는 MMF 등 안정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현대증권도 '가울 목표전환형 자문형 랩'을 선보였다. 가울투자자문의 자문을 받는다고이런 이름이 붙였는 데 역시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 투자비중을 0~100%로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으며 8%의 전환수익률에 도달시 RP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자문형 랩 잔액이 이미 7조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랩 상품 덕분"이라며 "랩이 고객맞춤형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신종 상품의 출시는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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