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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아이언맨 갑옷


천하무적은 인류의 오랜 꿈. 그리스 신화에도 무적의 인조청동거인 탈로스(Talos)가 나온다. '아이언맨'뿐 아니라 유니버셜 솔저나 람보 같은 영화도 각개전투의 천재들이 주인공이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에 등장하는 독일 민족의 고대 영웅 지크프리트는 처절한 사투를 벌인 용의 피를 뒤집어쓰고 칼과 창ㆍ화살을 막아낼 수 있는 최강의 피부를 얻는다.

△초자연의 영역에서 용력(勇力) 얻기를 꿈꾸던 인간은 여의치 않자 스스로를 방어막으로 감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갑옷의 극치는 고구려 개마무사(鎧馬武士). 안악 3호분의 행렬도에 나오는 개마무사는 기병뿐 아니라 말에도 철제 미늘장갑을 둘렀다. 유럽보다도 10세기가량 앞서 고구려 중장갑 기병대는 쇠를 단련하고 정제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동북아를 휩쓸었다. 가야와 신라 고분군에서도 발견되는 중장갑기병의 유물은 고대 한반도의 과학기술을 말해주는 또 다른 단면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도 중장기병은 로마멸망 이후 약 900년간 전장을 지배했다. 중무장 기사단이 전속력으로 짓이겨 들어오는 충격력은 어떤 대형도 당해낼 수 없었지만 문제는 돈. 기사와 말에 시종까지 유지하려면 평민은 꿈도 못 꿀 돈이 들어갔다. 귀족 중심으로 구성된 '중세의 첨단 탱크부대'기사단은 영원히 군림할 것 같았지만 원시병기 활에 어이없이 무너졌다. 백년전쟁 초기인 1346년 크레시전투에서 영국 웨일스 농부들의 장궁에 프랑스 귀족 기사단이 궤멸되며 기사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미국 통합특수전사령부가 아이언맨 갑옷 시제품 제작에 나섰다. 영화에서나 존재하던 천하무적 중장갑 병사의 꿈이 현실화하려나 보다. 로봇처럼 단단한 외피에 첨단 통신ㆍ측정기기가 부착될 신형 갑옷의 명칭이 전략공격경량작전복(TALOS). 얼마나 강력할지 모르지만 16억달러 이상이라는 개발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스 신화의 탈로스는 유일한 약점인 발뒤꿈치의 못이 빠져 고철로 변했는데…. 어쩌면 천하무적의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2,300년 전 맹자는 '임금이 어진 정치를 좋아하면 천하에 대적할 상대가 없다(夫國君好仁 天下無敵)'고 설파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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