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단체가 후소샤(扶桑社) 역사교과서 채택거부를 호소하는 광고를 일본 현지 신문에 실으려다가 거부당했다. 이에따라 이 단체는 광고에 들어간 만화를 다른 그림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광고게재일도 늦춰졌다. 31일 `아시아의 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이하 역사교육연대ㆍ상임공동대표 서중석)에 따르면 이 단체는 에히메(愛媛)현에서 발간되는 `에히메 신문' 29일자에 `함께동아시아 평화를 짊어질 이에게'라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게재하려 했다. 그러나 신문사측에서 광고에 포함된 만화를 문제삼아 게재가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고, 협의 끝에 만화 대신 다른 그림을 넣고 게재일을 미루기로 했다. 문제가 된 만화는 박재동 화백의 작품으로 일본 학생들이 후소샤의 교과서를 보면서 `전쟁은 멋진 것이구나!', `다시 한번 (전쟁) 해보고 싶은걸…'하는 생각을 하는 내용의 한 컷짜리다. 역사교육연대 관계자는 "신문사측에서 만화의 내용이 과격해 광고게재가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우리 단체가 양보해 박 화백의 그림을 다른 그림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지적해 달라고 요구했으나,단지 `과격하다'는 추상적인 답변이 돌아와 22일 요미우리신문에 실었던 `지구와 PEACE' 모양의 이미지로 대체키로 했다"고 전했다. 역사교육연대는 22일 요미우리 신문 생활면에 7단 통 흑백광고를 실은 데 이어아사히신문과 홋카이도신문에도 같은 내용의 의견 광고를 실었다. 아사히신문과 홋카이도신문에는 박 화백의 작품이 그대로 실렸다. 이 단체 양미강 상임위원장은 "에히메 지역이 매우 보수적인 지역이어서 광고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광고 게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림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만화 보다 광고를 싣는 일이 더 의미있기 때문에 역사교육연대측으로부터 상황을 설명듣고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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