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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최소 7~8곳 퇴출…섬유업계 '최악'
입력2000-11-03 00:00:00
수정
2000.11.03 00:00:00
건설 최소 7~8곳 퇴출…섬유업계 '최악'
‘폭풍전야’
은행권의 부실기업 처리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관련기업들이 처한 상황이다. 퇴출대상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생존방안을 찾고 있고 퇴출대상에서 벗어난 기업들도 앞으로 전개될 시장의 평가와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회생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그동안 추진해온 자구노력이 주효했다”면서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방심할 수 없다며 운명의 3일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채권단의 자구방안 요구에 대척하기 위해 총점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불안 속의 건설업계
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현대건설 사태 등으로 전에없이 불안감이 고조돼 있다. 건설업계는 무더기로 퇴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아건설을 비롯해 W건설, S건설, C건설 등 최소 7~8개, 많으면 10개가 넘는 업체들이 퇴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대책.
분양보증을 맡고있는 대한주택보증의 임규성 상무는 “개혁을 위해 부실기업 퇴출은 어쩔 수 없지만 수십만명의 수요자와 직결되는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생 쪽에 무게실린 섬유업계
‘빅3‘에 묻혀 관심을 끌지 못했던 중견기업들도 대부분 회생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가 화섬. 고합을 비롯해 새한·갑을 등 많은 기업들이 워크아웃 상태에 빠져 있다.
고합은 울산 2공장을 해외에 매각하고 울산 1공장 내 원사사업 부문을 해외로 옮기기로 했다. 고합 관계자는 “TPA 공장인 울산 2공장을 해외에 매각하고 TPA와 PX 등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을 계속 유지하는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울산 1공장 내 원사생산 공장과 경기도 의왕 소재 원사생산공장은 해외에 이전하기로 했다. 고합은 지난해 말 채권단에 제출한 3,784억원의 자구계획 가운데 지난 6월 말 현재 1,175억원을 달성했다.
고합측은 지난 몇년간 하락해온 TPA 가격이 최근에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회사측이 직접 원매자를 물색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방업체인 갑을도 아직 논의가 진행중이나 워크아웃을 계속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갑을은 국내외에서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처분하기로 했다. 새한도 워크아웃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이번 퇴출명단에는 빠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한은 구미공장을 매각해 4,000억~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모두 1조원 정도의 부채를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매각을 통한 정상화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진도는 부실 부문 매각이나 청산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과 부동산 매각 등을 가능한 빨리 처리하고 해외법인 정리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시멘트·해운업계
쌍용양회는 일본의 태평양시멘트로부터 외자유치가 이루어져 사실상 외국기업이 됐다. 조흥은행·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도 출자전환을 결의해 회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쌍용양회는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9,000억원 상당)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성신양회도 자산 및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내실화에 나서기로 했다. 배선식 경리이사는 “계열사와 부동산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인력감축을 모색하는 등 강력한 자구책을 주거래은행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조양상선은 선박·터미날 등을 매각했고 앞으로 부동산을 더 매각해 현재 460%인 부채비율을 160%선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양상선과 성신양회는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자를 내는데다 해운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강력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채권단으로부터 회생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지업계에서는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신호제지가 관심의 대상.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측에서는 아직 퇴출보다는 워크아웃을 계속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회생판정을 받았다 해도 계획된 자구노력이 늦어지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력한 자구노력과 함께 영업이익 확대에 주력해 생존방안을 강구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정두환기자
입력시간 2000/1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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