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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호황 '거품 경계론' 고개
입력1999-09-28 00:00:00
수정
1999.09.28 00:00:00
고진갑 기자
최근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인해 반도체 업계들이 떼돈을 버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업계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도리어 가격 폭등에 대한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의 상황은 외부요인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발생한데다 가격 상승폭 만큼의 「과실」이 모두 업계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호황 뒤에는 「거품」의 우려가 내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최근의 상황을 불안하게 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올라도 이익은 크지 않다=일반인들은 D램 가격이 폭등하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순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국내업체들은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고정거래처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물시장에 20~30%를 공급하는 현대반도체(옛 LG반도체)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의 혜택을 기대만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고정거래처에 9~13달러선에 공급하고 있고 현대전자도 생산물량의 80% 이상을 고정거래처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물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고정거래처에 대한 공급 가격도 올라 「돈」을 버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물시장의 상승폭 만큼은 되지 않아 기대만큼의 혜택은 없다는 것이다.
또 국내업체들이 현물시장에 공급하는 물량 모두가 최근 가격 폭등을 주도하고 있는 「8메가X8 PC-100」이 아니라는 점도 「반도체업체 모두가 떼돈을 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시정시키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D램 생산업체들은 특정 제품 생산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제품 가격 상승으로 누리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빛이 있는 곳엔 그늘도 있다=전문가들은 『최근 우리경제 전체가 반도체 호황으로 흥청거리던 지난 95년 상황과 비슷하다』면서 반도체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전체적인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데 착시현상을 가져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이같은 분석은 반도체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다른 부분으로의 생산유발 효과가 낮은 산업이어서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인다해도 다른 부문도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 경계론에 대한 업계의 입장도 마찬가지. 이윤우(李潤雨)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은 『현재 현물시장의 시세를 반도체 호황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특히 국내업체들이 생산하는 물량을 고정고객들에게 주기에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가격을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든 상황을 감안해 볼 때 반도체의 호황을 전체적인 경기상황 판단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얘기다.
현대전자 관계자도 『D램시장은 바이어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어려울 때를 감안해 고정거래선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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