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PP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많은데…<br>제작 경험 부족·약한 심의기준 악용<br>시청자 눈길끌기 선정적 프로 치중<br>"인적·물적 투자로 경쟁력 키워야"
| 연애불변의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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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찔한 소개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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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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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미디어나 CJ미디어 등 케이블TV업계의 대형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앞 다퉈 자체 제작프로그램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의욕만큼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소수의 마니아 층뿐만 아니라 일반대중까지 케이블TV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제작초기 단계부터 기획의도가 확실하고 지상파 프로그램과도 한판 경쟁을 불사하겠다는 케이블종사자들의 프로의식이 절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설수만 양산하는 프로그램들=지난 달부터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 액션 채널 XTM의 토크쇼 ‘엑스레이’는 개그맨 최양락씨가 MC를 맡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동성애 같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피상적인 논쟁으로만 접근하고 출연자들간 고성이 오가는 등 진행수준이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이블 음악 전문 채널 엠넷(m.net)의 ‘아찔한 소개팅’과 푸드ㆍ라이프 스타일 전문 채널 올리브네트워크의 ‘연애불변의 법칙’도 마찬가지. 이성 4명과 소개팅을 하는 내용인 ‘아찔한 소개팅’은 방송 첫 회부터 다른 프로그램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시달리며 시청자들로부터 ‘보기 거북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았다. ‘연애불변의 법칙’도 출연자가 비속어를 남발해 빈축을 샀다.
제작 경험 부족과 약한 규제 탓=케이블TV업계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케이블TV 업계의 경험 부족이 1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직 자체 제작 초기 단계여서 프로그램 전개와 구성기법이 지상파에 비해 투박하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까닭은 케이블의 경우 지상파와는 달리 방송위의 프로그램 심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도 꼽힌다. 케이블TV는 무료인 지상파TV와 다른 매체의 특성(유료방송)상 지상파와 다른 심의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케이블 방송들이 이처럼 약한 심의 기준을 악용,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에만 치중한다는 분석이다.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가족연애사’를 선보였던 김성덕 감독은 “일부 자체제작 프로의 경우 성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게 케이블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를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완성도 높은 프로로 승부를 걸어라=방송 전문가들은 케이블 TV업계도 미국 케이블TV업계의 PP인 HBO 방송의 ‘섹스 앤 더 시티’처럼 완성도 높은 프로로 승부를 내는 프로의식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케이블TV 시청가구는 1,300만. 그럼에도 케이블TV 시청 점유율 상위권은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채널들이 싹쓸이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미디어와 CJ 미디어 등이 시청 점유율을 높이고 TV포털과 IPTV 등 등 뉴미디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청저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질 높은 프로그램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우선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가 분명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과 비교해 손색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케이블TV 업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
케이블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tvN’처럼 지상파 방송사와 본격적으로 겨뤄보겠다는 시도도 있지만 아직 케이블은 소수의 마니아 층만 공략하면 된다는 안이한 자세가 지배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인적ㆍ물적 투자에 대한 과감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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