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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7월 19일] <1752> 그레이트브리튼호


1843년 7월19일, 영국 브리스톨. 길이 98m, 3,675톤짜리 가 템스강에 띄워졌다. 군중은 세계 최대 선박의 진수식에 열광했지만 선주들의 생각은 달랐다. ‘과연 제대로 운항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신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브리튼호의 당초 설계는 증기외륜을 단 3,000톤급의 목재 범선. 도중에 ‘철제 스크루선’으로 변경하는 통에 7만파운드로 잡았던 건조비가 작업대 설치비 5만3,000파운드를 제외하고 11만7,000파운드로 늘어났어도 선주들은 불만을 말하기 어려웠다. 설계와 변경, 공사 총감독을 맡은 인물이 브루넬(Isambard Brunel)이었기 때문이다. 런던 지하철과 교량에서 증기기관차, 대형 선박까지 설계하고 만들어내 19세기가 낳은 천재로 통하던 브루넬의 명성 아래 건조된 브리튼호는 불운에 시달렸다. 템스강 수위가 낮아져 건조 1년이 지나서야 대서양 정기운항에 나서고 다시 1년 뒤에는 아일랜드 해안에 좌초됐다. 목제선 같으면 산산조각 났을 상황에서 살아남은 브리튼호가 빛을 본 노선은 골드러시로 승객이 폭증한 호주 항로. 군용선으로 차출될 때를 제외하고는 1886년까지 호주 항로를 지켰다. 1937년까지 선탄운반선으로 활용된 브리튼호는 해안에 방치되다 복원작업이 완료된 2005년부터 건조장소에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해마다 17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브리튼호는 현대 선박의 이정표일 뿐 아니라 영국의 상징물 중 하나다. 브루넬뿐 아니라 전기 해머와 공작기계를 만들어낸 무명 엔지니어, 건조비 상승에도 신기술에 도전한 기업가와 민간자금으로 복원한 노력까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복원할 만한 가치를 지닌 배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더위와 싸우며 땀 흘리는 엔지니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권홍우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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