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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효성가 계속된 지분매입, 왜

1. 17년전 '아팔루사 펀드' 악몽 재연 방지?

2. 경영권 조기승계 대비 형제간 지분 경쟁?

"경영권 안정"… 2013년부터 52차례 매입해 지분율 33%



지난 2013년 3월 이후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 회장과 부인인 송광자 경인박물관장,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총 52차례나 자사주를 사들였다. 공시날짜가 아닌 지분매입 횟수로 따지면 수백 회다. 네 사람이 가진 지분은 현재 총 33.35%에 이른다.

오너 일가가 이처럼 꾸준히 지분을 매입한 데 대해 효성 측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원활한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과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확고한 대주주의 지위를 굳히려는 노력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효성 오너 일가가 적극적으로 지분매입에 나선 것은 2013년부터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으로 당시 효성 중공업 부문 사장이었던 조현문 변호사는 2013년 2월 사임과 함께 갖고 있던 지분 7.18%를 모두 외부 기관투자가 등에 매각했다. 일가 내 불화의 시작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효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기존 33.24%에서 27%까지 떨어졌다. 3분의1에서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조석래 회장 등 일가는 이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

어느 기업 오너라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원하기 마련이지만 효성은 약 15년 전인 1998년 이미 경영권이 위협당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효성 일가를 위협한 것은 1998년 효성T&C(현 효성)의 2대 주주였던 미국 아팔루사 헤지펀드다. 당시 조 회장은 효성T&C와 효성중공업·효성생활산업·효성물산 등 4개 주력 계열사를 한꺼번에 합병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효성T&C 지분 18%를 가진 아팔루사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고 결국 이를 효성물산 등에 전량 매각한 뒤 차익을 거둬갔다.

이 같은 경험은 효성 일가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최근 더욱 횟수가 잦아진 오너 일가의 지분매입에 대해 "안정적 경영권 확보와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앞으로의 원활한 승계를 위한 매입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재판을 받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다"며 "경영권 승계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두 형제가 지분매입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조현준·현상 형제가 서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효성 측은 "두 형제가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같은 날 나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조현상 부사장은 언제나 조현준 사장보다 지분을 적게 매입하는 등 격차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실제로 형제 간 경영분쟁이 일어날 경우 모친인 송광자 관장이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전망된다. 송 관장은 4월과 9월23일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 매입해 효성 지분율을 0.65%까지 올렸다. 두 형제의 지분율 격차가 0.7%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원사격에 나서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 형제의 지분매입은 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이 받고 있는 재판과 검찰 조사 결과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 등은 8,000억원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올 초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조석래 회장에게 대표이사 해임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효성 측이 제기한 불복 소송에 따라 해임 권고는 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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