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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8월 20일] 공기업 통·폐합 국민 입장서 검토돼야

이명박 정부도 과거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과 마찬가지로 공기업 구조조정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국민은 공기업이 부실한 경영을 하고 있는지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으며 이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도 점차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부실ㆍ방만경영을 치유하는 대안으로 공기업 민영화와 통폐합이 요긴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영화와 통폐합이 국민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기업 가운데 통폐합의 주된 대상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다. 두 공기업의 통합 논의는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략 15년 동안 이어졌다. 이들 공기업은 규모가 커서 통폐합에 따른 기능 조정은 국민생활 전반은 물론 경제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공기업을 통폐합해야 하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합을 모색하거나 없앨 부분은 없애야 할 것이다. 두 공기업의 통합이 공기업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 문제를 해결하고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통합의 이유와 근거를 따져 판단해볼 일이다. 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는 두 기관의 기능이 중복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두 기관의 기능을 조정하거나 합쳐 경영을 효율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두 공기업의 핵심 기능은 다르다. 한 기관은 주거복지 달성이고 다른 한 기관은 토지개발 및 이용의 효율화다. 어떠한 기능이 중복돼 있는지, 중복되는 것이 나은지, 중복된 기능을 조정해 한 공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더 나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공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낫다면 어느 쪽이 담당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능이 중복된다고 해서 두 기관을 합치는 것이 올바른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방만경영과 부실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공기업의 통폐합은 단기적으로 국민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우선 기업 경영 측면에서 통합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공기업의 통합은 인수합병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기업이 부실을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한쪽 기업까지 부실화할 수 있다. 기업의 잠재 가치는 유형자산은 물론 무형자산도 무시할 수 없다. 단순하게 두 기업을 합칠 경우 잠재 가치 모두를 잃어버릴 수 있다. 다음으로 두 공기업이 통합된 후에 나타날 구성원 간의 갈등이다. 지난 15년 동안 통합 찬반으로 엇갈린 입장을 가지고 있던 두 기업이 통합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조직 내 갈등도 큰 문제다. 조직구성원의 단순 합 이상의 힘을 발휘해야 할 기업에서 갈등과 반목이 조직문화를 그르칠 수 있다. 통합 이후에 나타날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 문제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 공기업의 역할을 축소해 일부를 시장에 넘길 경우 재벌기업이 국토개발이나 주택개발이익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재벌 위주 정책으로 우리나라는 현재도 일부 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대기업에 이 두 공기업의 기능 일부가 넘어간다면 경제력 집중과 독점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이로 인한 문제점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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